[정치지도자의 경제비전]이인제 민주당 상임고문

"경제 불확실성 제거 급선무"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은 10일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공정한 시장 경제의 규칙이 준수된다는 전제아래 재벌의 규제 완화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문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21세기 지도자답게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구현하겠다는 각오다. 이 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과 대선 등 국가적 대사가 즐비한 올 한해의 경제 전망과 대책 등을 들어봤다. -올해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또 경제회복을 위한 가장 우선적인 해결과제는 무엇입니까. ▲대내적으로는 소비와 건설투자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고 경기부양책의 효과도 올해부터는 가시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계경제도 지난해보다는 다소 높은 2% 정도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는 4%대의 성장을 달성할 전망입니다.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우리 경제에 상존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부실한 기업 및 금융기관의 처리를 조속히 매듭짓고 경기회복의 속도를 감안해 경기부양책을 적절히 집행해야 합니다. -대학졸업자 등 청년실업 문제를 진단해주시고 정책적인 복안을 들려주시죠. ▲청년 실업난은 경기침체에 따른 유효수요의 부족에서 발생합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적절한 경기대책과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청년들에게 현장체험의 기회와 능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수취업지원, 공공근로사업 확대, 벤처 창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현 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재벌정책의 추진방향은 무엇인지요. ▲현 정부의 재벌정책은 상호지급보증과 상호출자의 해소, 부채비율의 축소, 내부거래의 축소 등을 통해 재벌의 선단식 경영문제를 일정분 개선했다고 봅니다. 반면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은 다소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 기업회계의 투명성, 경영정보에 대한 성실 공시 등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공정한 시장경제의 규칙이 준수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재벌에 대한 규제완화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고려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증시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등 시정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증시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구상을 갖고 있습니까.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에게 책임을 지는 경영원칙을 확립하면 소위 Korea discount로 말해지는 저평가된 주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장기투자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연ㆍ기금의 주식투자 등은 지양하고 미국의 401 K Plan 등과 같은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불안정성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의 역할이 과도해 발생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국내 기관투자자의 전문성과 역할을 제고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금강산 관광, 경협 등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앞으로 남북경협 등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밝혀주십시오. ▲남북경협의 경우 경제적 요인에 의해 진행되는 협력사업과 비경제적 요인에 의해 진행되는 협력사업을 분리해 추진해야 합니다. 북한이 남북경협에 계속 관심을 보일 만큼의 경제적 지원은 불가피합니다. 특히 인도적 지원은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나 민족정책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무상으로 시행하되 경제 프로젝트는 초기부터 계약 내용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포용정책은 계승ㆍ발전돼야 합니다.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상에 따른 국내시장 개방에 대한 생각과 국민여론 합의 등을 위한 바람직한 대응방향은 무엇입니까. ▲뉴라운드 협상의 진행에 따른 국내시장의 개방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의 개방은 사전에 충분히 준비된 전략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농산물 시장의 경우 적극적인 농업구조조정을 통해 농업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병행돼 농민의 피해가 극소화되도록 개방일정을 수립해야 합니다. -세계화에 맞서 지역 블록화 움직임이 거세고 일고 있습니다. 동북아 자유무역지대 구축 논의도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지역블록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현재 세계 주요국들은 자국과 지역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경제통합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등이 좋은 예입니다. 현재 지역경제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은 동북아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한ㆍ중ㆍ일 3국의 무역자유화를 촉진시켜 삼각무역체제를 견고히 해야 합니다. -신용불량자 양산 등 위기상황에 있는 가정경제의 건실화 대책은. ▲가정경제를 건실하게 하려면 각 가정에 항구적인 수입원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자를 줄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취업취약계층에 대한 재훈련 기회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종 선심성 공약의 남발 우려를 제거할 정치적 리더십이 있는지요.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해서는 안 됩니다. 선거기간에 국가의 재정정책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운용돼서도 안 될 것입니다. 국회의 다수당이 아닌 우리 민주당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활동기간을 늘여 투명한 예산심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올해 대통령선거 양상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여야 경선과정의 불공정성, 대선 양상, 당권ㆍ대권 분리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우리 민주당에서는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을 정당민주화 방안의 총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선후보의 경선과 관련해 당원과 일반국민을 참여 시키는 열린 경쟁, 당내 기득권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공정한 경쟁을 실현할 경쟁의 룰이 채택될 것입니다. 올 대선에서는 더 이상 민주화의 기여도나 출신지역이 유권자 투표의 결정요인이 아닐 것입니다. 누가 국내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국민을 이끌어 나갈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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