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상대책 시급한 리비아 사태

리비아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짐에 따라 현지 진출 건설업체 근로자 및 교민의 안전을 위한 비상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공사발주 취소, 공사비 지급중단 등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발등의 불이다. 리비아 사태는 단기간에 수습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가 반정부 세력에 넘어가는 등 내전상태에 돌입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트리폴리에 소재한 ㈜신한 공사현장에 주민 수백명이 난입해 근로자 3명이 부상하는 등 한국 건설업체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스민 혁명'의 발원지인 튀니지와 민주화 혁명이 성공한 이집트 사이에 끼어 있는 리비아는 42년간에 걸친 무아마르 카다피의 철권통치에 맞선 국민의 민주화 열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프리카의 대표적 산유국가이자 북아프리카 지역 최대의 건설시장이기도 하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규모는 53건, 108억달러에 이르고 시공잔액은 82억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24개 건설업체에서 한국인 근로자 1,343명 등 2만2,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서 해외건설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 지역 건설사업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리비아의 경우 한국 건설업체의 수주가 대부분 카다피와의 개인적 연줄에 의존하고 있어 그가 실각할 경우 수주와 공사대금 회수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걸프전 당시 많은 공사대금을 떼인 이라크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동사태의 파장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30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에너지 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코스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중동 건설시장 위축에다 유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현지진출 건설업체는 현지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즉각 근로자와 교민 철수가 가능하도록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정정불안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건설수출은 물론 석유의 안정적 확보 등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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