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락으로 내년성장률 추가 하락 불가피

내년 상반기 성장률 3%대 추락 우려도
원화 10% 절상되면 GDP 0.5%포인트 하락 효과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최근 환율이 계속 급락함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은행과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여타 경기변수들이 불변인 것을 전제로 할 경우 연간기준으로 원화가 1% 절상되면 국내총생산(GDP)는 0.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또 물가는 0.06-0.09%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 흑자는 4억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원화는 지난 10월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두달이 채 못되는 기간에 10.0% 절상됐으며 이러한 절상효과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수출감소 등으로 인해 GDP 성장률에는 0.5%포인트의 하락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달러약세 기조가 계속되면서 환율이 세자릿수까지 급락한 채로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내년 성장률은 우려할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5%에 못미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성장률은 이 수준에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돌발변수들로 인해 경기침체가 오히려 심화되는 추세인데다 환율하락 요인까지 감안한다면 내년 경기하강의 정도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었던 국제유가는 최근의 안정추세로 볼 때 내년 경기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며 대신 환율이 가장 큰변수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3.4분기보다는 4.4분기의 경기가 더 하강하고, 4.4분기보다는 내년상반기 경기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내부 분석하고 있다. 한은은 오는 12월9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최근의 환율 급락세로 인해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수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지난 3.4분기 성장률이 4.6%로 하락한 점과 최근의 환율 급락세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공산이 큰 것으로 민간경제연구소에서는 보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동철 박사는 4.4분기 성장률이 3% 초반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연구위원은 "올해 1.4분기와 2.4분기 성장률이 각각 5.3%와 5.5%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내년 1.4분기와 2.4분기 성장률은 베이스효과로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민간소비가 내년중 살아나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의 장기불황 진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연구위원은 "최소한 6-7%의 성장이 이뤄져야 노동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인력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으나 내년 성장률이 3%대에 그친다면 고용능력 저하와 함께소득감소, 내수침체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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