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증시 물줄기 바꾸나

투자자 "예상치 웃돌아 긍정적 영향 줄것" 시선집중
대형주 장세 이끌어 간접투자시장 자금유입도 기대
일각 "실적개선은 환율효과 때문… 신중한 접근을"


투자자들의 눈이 삼성전자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실적발표 시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가 증시의 상승 기조를 이끌고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전체 증시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은 대형주 중심의 장세 흐름을 가져와 간접투자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투신권이 환매 압력으로 줄곧 주식을 팔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적개선이 확인되더라도 업황 반전이라기보단 환율 효과에 따른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60만원 다시 돌파=22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1만8,000원(3.05%) 오른 60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 이후 처음으로 60만원 돌파에 성공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강한 저항선인 60만원을 돌파한 것은 실적기대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1ㆍ4분기 어닝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손실 3,041억원, 매출액 17조1,073억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일단 수치는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크게 개선됐다는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특히 증권사마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크게 엇갈리면서 컨센서스가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초 5,120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했던 현대증권은 810억원 적자로 의견을 수정했고,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추정치를 45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우증권은 영업적자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감안했을 때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휴대폰 부문의 약진 돋보여=상당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1ㆍ4분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실적개선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1ㆍ4분기의 경우 휴대폰 부문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반도체ㆍLCD 부문의 적자를 상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반도체 부문의 흑자전환 ▦LCD 부문의 적자축소 등으로 2ㆍ4분기 이후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진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1ㆍ4분기 실적은 휴대폰사업부의 선전이 돋보이지만 2ㆍ4분기 이후부터는 반도체ㆍLCD 부문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영업이익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2ㆍ4분기에는 5,300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업황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실적 호전은 환율효과 등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은 수요개선보다는 환율 등 외부요인에 따른 것으로 반드시 좋은 소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1ㆍ4분기 실적으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게 되면 이는 앞으로 어닝시즌에 대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업황 반전이 ‘V자형’으로 나타날지, ‘U자형’으로 이어질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 촉발할 수도=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드러나면 자금유출로 고전하는 간접투자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1ㆍ4분기 기업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거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대형주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형펀드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재개되면서 증시 수급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을 경우 그 효과는 삼성전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시장전체를 견인하는 대장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증시 전반의 레벨업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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