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완만한 회복 "긍정적"

출총제 폐지등 환경개선 뒤따라야
88.5% "투자여건 개선될 것" 규제완화 기대감
조선·車등 추세지수 높아 올 투자확대 주도할듯


이번 ‘100대 기업투자지수’ 결과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완만하나마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조선ㆍ자동차 등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제조업체들이 과감한 투자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대외변수에 따라 투자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기업들도 적지 않아 보다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기업의 미래 투자의욕을 반영하는 투자심리지수는 157.9로 5대 지수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향후 투자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비율도 88.5%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 경기침체 등 대외경제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책이나 경기 활성화방안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재의 경영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내는 투자여건지수의 경우 108.5에 머물렀으며 현재의 투자여건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77.1%에 달해 투자심리와 큰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업종별로는 유통업의 투자추세지수가 175로 평균치(140.8)보다 훨씬 높았으며 ▦조선 175 ▦자동차 183.3 ▦물류 185.7을 기록해 올해 투자 확대를 주도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투자용도와 관련, 신규투자에 나서겠다는 기업은 지난해 32.5%에서 올해 47%까지 높아진 반면 기존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지난해 75%에서 45.8%로 크게 떨어져 역전현상을 보였다. 투자용도를 아예 인수ㆍ합병(M&A)으로 지목한 기업도 지난해의 2.4%에서 4.8%로 다소 높아졌다. 기업들이 투자활동에서 갖는 애로사항으로는 ‘수익성 악화’가 30.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투자 관련 규제 27.7% ▦내수부진 2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철강이나 전기전자ㆍ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올해 원만한 노사관계 여부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대 기업들은 이 같은 투자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한 최우선과제로 ‘투자 관련 규제완화(31.1%)’를 꼽았다. 아울러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안정, 수도권 투자 확대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13.3%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부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결과 투자 촉진을 위해 무엇보다 전반적인 투자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행정절차 간소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수도권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 등을 포함한 패키지형 투자 활성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아울러 산업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투자환경 개선책을 마련하고 신산업 육성을 논의하는 ‘민간 공동 미래전략위원회’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 어떻게 했나
100대기업 16일간 설문조사 방식 거쳐 산출
100대 기업투자지수는 매출액(2007년 6월 말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17일부터 2008년 1월2일까지 16일간에 걸쳐 설문조사 방식으로 산출됐다. 응답기업은 83개사. 최종 지수는 개별 설문에 대한 응답을 긍정과 부정의 비중으로 각각 나눠 100을 더해 구했다. 예컨대 '그렇다'는 응답이 60%이고 '그렇지 않다'가 40%이면 60에 40을 뺀 20이 나오고 여기다 100을 합해 지수 120이 도출된다. 개별 투자지수는 최소 0점, 최대 200점이며 중간 값은 100점이다. 종합투자지수는 5대 개별지수를 모두 합해 평균값으로 계산했다. 구체적인 결과 분석은 산업별ㆍ자산규모별ㆍ존속연도별로 세분화해 이뤄지며 투자용도와 투자분야, 투자애로, 대정부 건의사항까지 포함시켜 실질적인 정책 반영까지 이어지도록 배려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