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매출은 3ㆍ4분기 초반까지도 예상치 못했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 내수 부진의 골이 워낙 깊었기 때문이다. 내수비중이 큰 생활가전 부분의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을 끌어올린 주역은 단연 플래시메모리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였다.
◇`쌍두 마차`가 매출 견인= 플래시메모리의 판매 물량은 지난 2분기 4,400만개(512메가 기준)에서 3분기 6,600만개로 급증했다. 4ㆍ4분기에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며, 메모리사업부내 비중이 30%를 훌쩍 넘어섰다. LCD부분도 지난 8월부터 5세대 라인을 풀가동한데 이어 6라인도 조기 양산에 들어가면서 분기별 20% 이상씩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쌍두 마차를 토대로 매출이 사상 최대에 올라섰지만, 이익 구조는 그리 좋지 않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의 17.9%에서 올해는 15~16%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특히 경상이익은 카드 부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지분법 평가부분이 오히려 손실을 기록, 지난해보다 2조원 가까이 줄었다.
◇내년 7조원대 투자= 내년 매출도 일단은 올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래시메모리와 LCD 부분의 견조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아테네 올림픽 등에 따른 디지털TV 등의 매출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내년 설비 투자도 올해보다 다소 늘어난 7조원대 초반으로 잡고 있다. LCD 6라인과 7라인에 대한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확정되지 않아 화성 반도체 공장의 신규 투자 규모는 미지수다. 규제 완화 결과에 따라 내년 전체 투자액도 달라질 수 있는 까닭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