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비자금이 기존 47억원 외에 최소 수십억원이 더 조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베트남 건설사업 과정에서 조성된 47억원의 비자금 외에 별도의 경로로 비자금이 만들어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당초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사업 과정에서 협력업체 흥우산업 등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비자금 47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포스코 협력업체 W사·S사 등 두 곳에서 별도의 비자금이 조성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27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컨설팅 업체 I사 장모(64) 대표가 '제2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중학교·대학 동문이다.
검찰은 장 대표가 동문 관계를 이용해 정 전 부회장에게 접근해 'S사 등 2곳을 하청업체로 선정해달라'고 청탁하는 한편 이후 협력업체를 통한 비자금 조성·국내반입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는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총풍 사건'과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때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갈래로 조성된 비자금 모두 정 전 부회장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등 기업 최고위층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비자금 전달 경로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