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에서 주식을 멀리하고 채권을 사는 사람은 황당해 보입니다."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던진 투자전략이다. 그의 발언은 주식과 채권값이 동반 상승하는 현재의 '이상현상'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기도 하다. 통상 주가와 채권값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지금은 비정상적으로 동조화하고 있다. 버핏의 말은 한마디로 채권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수익률 바닥)는 것이고 투자처로 채권보다 주식이 낫다는 논리다.
최근 들어 버블론이 제기될 정도로 채권값이 상승하는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와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버핏도 이에 가세하면서 결정타를 날렸다.
버핏 회장은 5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잡지 포춘이 워싱턴에서 마련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식이 채권보다 확실히 싸다"며 "지금 상황에서 주식을 멀리하고 채권을 사는 사람은 황당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채권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의 프란체스코 가자렐리 채권 전략가도 채권 랠리가 정점을 지난 만큼 채권보다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앞으로 국채를 매입하면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대돼 투자자들이 안전자산보다 더 높은 수익이 가능한 위험자산으로 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투자회사인 핌코의 스티브 로도스키 매니저 역시 지난 7월 이후 국채를 사지 않는다며 "국채의 화려한 시절은 갔다"고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렇다면 뉴욕증시 전망은 밝다는 말인가.
뉴욕 월가는 FRB의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다. 다우를 비롯한 주요 주가지수는 이날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 결정이 각국 중앙은행들을 행동에 나서도록 자극하고 FRB 역시 오는 11월, 늦어도 12월에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 완화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또 5일 발표된 서비스업 지표 등 경제지표들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자 71년 만에 기록적인 '9월 랠리'를 마무리하고 관망세로 돌아섰던 투자자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세가 다소 완만하고 7일 개막하는 3ㆍ4분기 어닝시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FRB의 양적 완화가 뒷받침되는 한 뉴욕 주식시장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5일 1만944포인트를 기록한 다우지수 1만1,000대 안착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일단 분수령은 주말 9월 중 고용지표다. 그러나 고용지표가 어떻게 나오든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표가 부진하면 FRB의 양적 완화를 뒷받침하게 되고 반대로 지표가 좋으면 경기회복세를 증명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브루스 비틀스 로버트 W 베어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8일의 고용지표는 주식시장에 윈윈 효과를 낼 것"이라며 "FRB가 주식시장의 안전판 구실을 하는 한 지표는 우호적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