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들의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는 상황에서 3세 유아를 포함해 사흘새 3명의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정부도 지자체 축제 등 1,000명 이상 행사 전면금지 등 신종플루로 호들갑을 떨다가 최근에는 무신경으로 일관하고 있어 실내행사가 늘어나는 가을ㆍ겨울철을 맞아 신종플루가 다시금 활개를 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들도 손씻기 생활화 등 신종플루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다 최근에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국내 첫 영아 사망사례 발생=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 6일 영남권에서 급성심장부전으로 숨진 생후 2개월 여자 영아에 대한 신종플루 검진결과 7일 양성판정이 내려져 사망경위와 원인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신종플루 사망자는 지금까지 대부분 60대 고위험군으로 30대 이하에서 신종플루 감염으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숨진 영아는 지난달 25일 기침 증세를 보였고 이달 5일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심근염으로 소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신종플루 검사가 늦어져 항바이러스제 투약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아에게서는 신종플루 외에 다른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아 일단 신종플루와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어린아이의 경우 신종플루뿐만 아니라 계절인플루엔자(독감)에도 취약하므로 발열과 기침 등 급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한 생후 1년 이하의 영아의 경우에도 신종플루가 의심되면 즉시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생후 개월 수에 따라서 해당 용량만큼 시럽에 섞어서 복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쌀쌀한 날씨에 실내생활 증가로 확산 우려=늦더위로 다소 주춤하던 신종플루 환자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유사환자 분율(ILI)은 8월둘째 주(9~15일) 1.80명에서 지난달 말인 9월20~26일 7.1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침ㆍ저녁으로 기온이 낮아지면서 일교차가 커진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져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생활이 많아짐에 따라 소강상태에 접어드는가 했던 신종플루가 다시금 활개를 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들의 신종플루에 대한 경각심은 크게 낮아지고 있어 이를 다시 한번 다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주 말 대형 행사가 열린 서울의 한 대형 컨벤션몰에서는 참석자들이 몰렸지만 신종플루에 대비한다면서 설치한 열감지 카메라를 지키는 사람이 없었으며 손 소독제를 바르고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손가락으로 셀 정도였다. 지난주 광화문 정부 청사 출입구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에도 감시하는 인력이 자리에 없었다.
각급 학교의 신종플루 예방대책도 겉돌고 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의 경우 신종플루에 걸린 학생이 발생했지만 중간고사 기간이라며 해당 학생만 등교금지 시키고 같은 반 학생들은 정상으로 등교시켜 다른 반 학생에게까지 전염시키는 사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