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스타트업] <2> 에버플러스

안테나 틈새시장 공략… 세금 많이 내는 회사 될 것
실패 맛본 15년차 엔지니어, 창업사관학교서 목표 키워
2년내 대기업 납품 부푼꿈

공성호

"꼭 대기업으로 성장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회사가 될 겁니다. 직원들을 최고경영자(CEO)로 길러내고 사람들이 함께 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어야죠."

25일 경기 안양대 창업보육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공성호(39ㆍ사진) 에버플러스 대표는 사업가로서의 야무진 꿈을 소개했다. 아직 초기기업이지만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달려가고 있다는 뜻이다. 공 대표는 인터뷰 도중 제품 원가가 생각보다 훨씬 싸게 책정됐다는 전화를 받고 함박 웃음을 짓기도 했다.

공 대표는 "지금까지는 운이 많이 따르고 있다"며 "5년 뒤까지 회사 규모를 키워서 다른 관련 기업들을 차례차례 인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에버플러스는 위성항법장치(GPS)와 무선주파수인식(RFID) 기반 안테나, 고주파(RF) 보드 등을 제조하는 안테나 솔루션 업체다. 공 대표가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하기 직전인 지난 2011년 9월 설립했다.

처음에는 부품 유통, 개발용역 등을 주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했다가 공 대표가 지난해 청년창업사관학교 2기로 입교한 뒤부터는 제조 전문회사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매출은 2억5,000만원, 올해는 5억원이 목표다. 지난해에는 RFID 안테나 전문업체인 소노비젼과 생산자금 및 부품 지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공 대표는 "현재는 기존 안테나 회사들이 뛰어들기엔 시장이 작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틈새 시장을 주로 공략 중"이라며 "최근 컨테이너용 자동화 물류시스템의 안테나 솔루션을 수주했고 철도 신호 안정화 시스템용 제품 개발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공 대표는 에버플러스가 첫 사업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00년까지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를 다니다 벤처붐에 따라 초소형 중계기 벤처회사로 자리를 옮긴 15년 경력의 엔지니어다. 이후 2008년부터 필리핀 현지 영어캠프 교육 프로그램 제공 사업으로 첫 창업을 했지만 고작 2년 만에 실패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결국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엔지니어로 재기 사업을 시작한 게지금의 에버플러스. 회사 설립 직후 공 대표는 첫 사업에 대한 실패 요인을 깨닫고 기업경영에 대해 더 배우자는 목적으로 청년창업사관학교 2기로 입교해 지난 2월에는 우수졸업생이라는 명예도 얻었다.

공 대표는 "엔지니어 시절이나 첫 사업을 할 때도 계획서 등을 거의 써본 일이 없는 내가 사관학교에서는 1년 내내 사업계획서를 쓰게 됐는데 처음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사업계획이 많이 달라지더라"며 "교육 프로그램 사업 실패 후에도 '정말 좋은 아이템인데 왜 안됐을까' 도무지 이해가 안 됐는데 상황 변화에 따라 사업계획을 제때 수정하지 못한 게 큰 독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 사업은 잠깐 해보고 안된다 싶어 쉽게 그만뒀는데 사관학교를 통해 단지 '안 해본' 것을 '안 되는' 것으로 믿었던 내 스스로의 틀부터 깨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공 대표가 현재 가장 공을 들이는 개발 제품은 경량화한 통신 기지국용 안테나. 아직은 개발 단계지만 2년 안에 제품화해 세상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발판으로 안테나 종합 솔루션 회사로 에버플러스를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공 대표는 "기지국용 안테나가 개발되면 대기업에도 바로 납품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품 테스트도 고가장비를 따로 사지 않고 거래처나 대학원 등을 직접 찾아가 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