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구조조정 성공적"

신용균前 자산公 부사장-워크아웃 83곳중 89%완료·자율경영체제 변경

신용균 전 자산관리공사 부사장은 8일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기업구조조정 사례’를 발표하면서 “지난 98년 이후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된 83개 가운데 89%(74개)가 이미 구조조정을 완료했거나 자율경영체제로 운영되는 등 기업구조조정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한국 기업구조조정에서 워크아웃제도는 매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져 법정관리제도를 보완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 전 부사장은 기업구조조정이 성공한 원인으로 우선 자본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적극적으로 외국자본에 개방한 점을 꼽았다. 그후 비록 규모는 작지만 국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들이 외국투자가들의 투자행태를 신속히 학습해 실행에 옮겼다는 것. 신 전 부사장은 특히 정부와 기업ㆍ국민이 ‘부실’이라는 기피용어를 하루 빨리 해결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 전 부사장은 최근 중소기업들의 부실화에 따른 공적자금 지원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공적자금으로 중소기업을 구조조정하는 것은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며 “기업구조조정 기능을 공적기구 중심에서 사적기구 중심으로 점차 이동시켜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대출채권의 유통시장이나 사모펀드(PEF) 등을 적극 조성, 공적기구와 사적기구가 자연스럽게 경쟁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진국들이 한시적으로 정부와 기업간 공동협약을 체결해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처럼 기업들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줘야만 한국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PEC 컨퍼런스는 일본 재무성이 후원하고 APEC이 주관하는 국제세미나로 8일부터 이틀 동안 도쿄에서 열리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국가의 관료 및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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