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간복제회사인 클로네이드가 27일 복제인간 1호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국내에서도 인간복제를 둘러싼 생명윤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국내 생명공학 전문가들은 제왕절개를 통해 복제 여아를 순조롭게 출산했다는 미국 종교단체 '라엘리언 무브먼트'가 설립한 클로네이드의 발표를 일단 믿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클로네이드측이 중립적 과학자들에게 복제 여아가 진짜 인간복제에 의해 태어났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세포검사를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 이미 유전자검사를 통해 복제인간임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아직 인간복제를 처벌할 법적 장치가 없어 종교ㆍ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복제인간 연구를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주관이 돼 인간복제 연구를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안을 마련한 상태다.
그러나 과학기술부와 생명과학자를 중심으로 이 법안이 난치병 치료 연구를 위한 배아복제까지 원칙적으로 금지, 삶의 질 향상과 생명공학산업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반대, 정부 단일 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 등 국회의원 88명이 복지부안을 쏙 빼닮은 의원입법 안을 지난 11월 국회에 제출했으나, 대통령선거 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 국회계류 돼 있는 상태다.
생명과학계도 "클로네이드사의 행위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며 자칫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배아복제 연구까지 반대여론의 역품에 휘말릴까 우려하고 있다.
생명과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복제배아를 만들고, 자궁에 착상시키는 과정에서 유산ㆍ기형아 출산 등 수많은 실패가 반복되는 등 적잖은 기술적 난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복제소 연구로 유명한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는 "인간복제가 수많은 불임여성들에게 아기를 가질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것으로 오산해선 안된다. 복제는 성공률이 매우 낮아 난자를 제공하고, 자궁을 빌려준 대리모들에게 엄청난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리아병원의 박세필 박사는 "생명공학자들도 금기시해온 인간복제가 현실화된 데 대해 우려스럽고 안타깝다"며 "정부가 인간복제를 금지하되,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배아복제 연구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하루 속히 생명윤리법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생명윤리법안은 과학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부칙에 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기존 배아복제 연구를 허용하는 경과규정을 마련했고, 추후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가 허용범위를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과학계에 융통성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인간복제 어떻게 하나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체세포 복제(핵이식)방법과 동일하다.
이는 성숙한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복제하려고 하는 사람의 귀ㆍ피부 등에서 채취한 체세포의 핵을 넣어주는 방법이다.
이것을 4~5일간 배양하면 난치병 치료용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공 모양의 세포덩어리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을 치료용 복제라고 한다. 여기서 더 나가 배반포기 단계의 난자를 대리모 여성의 자궁에 이식시키면 생식을 위한 인간개체 복제가 된다.
복제 수정란을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 시킨 후 9개월 동안 키워내면 복제인간이 태어나게 된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