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 축제 기간에 마련된 ’ 커리어존’에 학생들이 참가해 전문가로부터 취업컨설팅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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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제를 단순히 ‘놀고 즐기는’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본격적인 대학 축제철을 맞아 대학가에서는 취업행사, 지역사회와의 교류, 자원봉사 등 실속 있고 따뜻한 행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국대에서는 지난 16일 ‘축제 속의 커리어 한마당’이 열렸다. 건국대 총학생회와 취업포털 커리어가 함께 준비한 이 자리에서는 취업 컨설팅과 지문적성검사, 메이크업 실습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전문 컨설턴트가 진로상담을 해주는 ‘커리어 컨설팅’에는 취업걱정에 잠 못 이루는 3ㆍ4학년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홍승아(24ㆍ국문)씨는 “마케팅 쪽 일을 하고 싶은데 전공과 맞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다”며 “상담을 받고 한층 자신감이 생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지문 분석을 통해 적성을 파악하는 ‘지문분석검사’ 앞에서도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분석 결과를 지켜봤다. 이소아(26ㆍ국제무역)씨는 “지문을 통해 나의 적성이 파악된다니 신기하다”며 “앞으로 진로를 결정할 때 참고해야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이미지컨설팅’ 코너.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면접용 화장법을 조언함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직접 메이크업을 해주고 있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다운(26)씨는 “4학년 여학생들이 의외로 화장을 안해본 경우가 많다”며 “면접에서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튀지 않는 메이크업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축제 속의 커리어 한마당’ 행사는 이날 건국대를 시작으로 18일 한양대, 19일 경희대, 25일 동국대에서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경희대는 축제기간 동안 ‘따스한 봄날의 푸근한 장터’를 열었다. 이 장터는 경희대와 자매결연을 맺은 12개의 지자체가 참여해 각 지방의 특산품을 소개하고 지역사회를 홍보하는 자리다. 속초의 단풍빵, 영동의 오징어, 연천의 청산김치 등이 진열된 장터는 온통 구수한 냄새로 가득했고 학생들은 시중보다 훨씬 싼값에 지역의 특산품을 구매했다.
경희대 총학생회장 임교범(26)씨는 “대학생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지역사회의 발전도 꾀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수익금의 일부는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대학 축제 모습의 변화에 3ㆍ4학년생들이 특히 반가워 하고 있다. 건국대 4학년 조남경(25ㆍ영문)씨는 “솔직히 축제는 1ㆍ2학년생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참여도 하고 취업정보도 얻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경희대 졸업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동하(26ㆍ무역)씨도 “대학 축제가 대학생들끼리만 즐기는 자리가 아니라 사회에 좀 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는 것 같아 보기 좋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