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지 때 1Gbps, 이동 중에 100Mbps의 전송속도를 자랑하는 4세대(4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 삼성전자가 31일 ‘삼성 4G 포럼 2006’서 시연한 4G 기술은 시속 60㎞의 버스에서 끊김 없이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핸드오버(기지국간 통화 연동) 기술을 구현했을 뿐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는 CD 한 장짜리 영화 한편을 5.6초에 다운 받을 수 있었다. 올해부터 상용서비스에 돌입한 3.5 세대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 이동 중 20Mbps의 하향속도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한마디로 4G 이통기술은 이동성과 대용량 전송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셈이다. 아울러 이날 시연에서는 그 동안 이동통신의 데이터 전송한계로 알려진 2.5Gbps를 뛰어넘기 위해 다중안테나(MIMO) 기술을 활용, 빠른 걸음 속도인 시속 5㎞에서 최고 3.5Gbps의 전송실험을 선보였다. 이미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국제표준이 되었을 뿐더러 상용화도 1년 반이나 빨랐던 와이브로(WiBro)에 이어 201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4세대 이통기술에서도 우리 기업이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은 차세대 정보통신의 먹거리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10년 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계기로 미국시장 진출을 시도하다 실패했던 삼성전자는 이미 스프린트 넥스텔 등과의 전략적 제휴로 미국 기간통신망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4세대 이동통신기술의 시연에 성공함으로써 2010년께 확정되는 국제표준을 획득하는데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시연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표준화기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세계표준을 향하는 우리의 전략에 도움이 됐다.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에 이은 차세대 휴대전화의 발전방향에 따라 4세대 와이브로의 앞날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4세대 와이브로에 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무선인터넷 휴대폰이 보편화 한다면 세계 이통시장을 충분히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HSDPA를 활용한 무선인터넷과는 달리 무선인터넷 휴대폰은 기존의 유선인터넷에 있는 콘텐츠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4세대 이통기술의 세계표준을 삼성전자가 선점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