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삶 그리고] 임대희 SNH 사장

"시장 철저분석·실행하는 능력이죠" 기간망 광전송장비 첫 국산화
영업이익 年 130억~140억원 "글로벌시장 개척 적극 나설것"


강고한 고정관념은 특정 집단을 마음대로 재단하는 빌미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발전을 발목잡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기간망(백본용) 광전송장비(WDM)업체 임대희(38) 사장은 일반적인 선입견을 깨는 비주류에 속한다. 그는 첨단 IT업체 사장이지만, 공대출신이 아닌 경영학도다. 기술에 관한한 문외한에 가까운 임 사장이 어떻게 통신장비업체를 설립하고, 연간 영업이익 130억~140억원의 우량업체로 키워냈는지 비결이 사뭇 궁금했다. “기술자가 창업하면 자신이 알고있는 분야밖에는 보지 못합니다. 한우물을 파는 데는 나을지 몰라도 비즈니스 마인드는 떨어져요. 사업에서 기술력은 지엽적 문제에요. 중요한 것은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한 대로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죠” 임 사장은 고등학교시절부터 ‘자신이 만든 물건을 다른 나라에 팔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사업가의 꿈은 이때부터 자랐다. 지난 91년 서강대 졸업 후 코오롱상사와 쌍용투자증권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1년 남짓하고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조지워싱턴대학 경영학 석사 과정 중에 IT 전시회를 참관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란 회사를 알게됐죠. 그 때부터 막연히 이 쪽 분야에 묘한 매력을 느꼈던 거 같아요” 97년 외환위기때 귀국했다. 사업에 뛰어들기에는 시기가 나빴다. 일단 컨설팅회사에서 기업 구조조정 관련 업무를 보며 창업시기를 저울질했다. 통신장비 시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던 99년말 회사를 나와 본격적인 창업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2000년 3월 SNH의 전신인 레텍을 세웠다. “당시 인터넷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광전송장비 등 인프라의 확충이 절실했지만, 국내는 외산 장비밖에 없었어요. 승부를 걸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SNH는 유선통신에서 초고속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모든 광통신에 쓰이는 기간망 광전송장비를 만든다. 기간망 광전송장비가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고속도로라면, 가입자망 전송장비는 간선도로라고 보면된다. 그만큼 핵심 장비다.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그가 비빌 언덕은 무엇이었을까. “기술은 몰라도 기술진은 압니다. 저는 사람을 뽑을 때 관상도 보고 나름대로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일단 내 사람이 되면 전적으로 믿어요. 기술은 맡기고, 전 투자금 유치에 힘썼죠. 기간망 광전송장비를 최초로 국산화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다행히 투자도 받아냈고, 2002년 개발을 끝냈죠” 기간망 광전송장비를 KT에 납품하면서 매출은 지난 2003년 186억원, 2004년 206억원, 2005년 382억원 등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영업이익률도 37%선을 기록할 만큼 끌어올렸다. 지난 2004년 3월 당시 코스닥 상장업체인 위자드소프트를 인수, 우회상장했다. 1년 뒤에는 위자드소프트와 합병하면서 사명을 레텍에서 SNH로 바꿨다. 지금은 위자드소프트가 하던 게임 사업부는 거의 다 접고, 기간망광전송장비에 주력하면서 ‘우회상장업체는 내실이 없다’는 시장의 선입견을 보란듯이 깼다. 사업가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임 사장의 요즘 꿈도 고등학교 시절 꿈과 닮아있다. “뉴욕, 파리 등 세계적인 도시의 공항에서 우리 회사의 광고 입간판을 보고 싶습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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