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셨지요”…전북 장수 노부부 15쌍 회혼례·금혼식

전북 장수 노부부 15쌍 회혼례·금혼식

전북 장수군에서 50년 넘게 가정을 꾸리고 화목한 삶을 산 부부 15쌍이 주민들의 축하 속에 금혼식(金婚式)과 회혼례(回婚禮)를 올렸다.

7일 장수군 노인장애인복지관. 턱시도와 하얀 면사포 차림의 노부부 여러 쌍이 다소 겸연쩍은 모습으로 단상에 섰다.

자식과 손자들 앞에서 쑥스러운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먼발치를 바라보던 이들은 식이 진행되는 동안 어린애처럼 들뜬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는 ‘장수만세 행복한 가정만들기’ 하나로 장수군이 50년 이상을 동고동락한 부부를 위해 마련한 특별한 자리였다.

60년을 함께 한 이석중(85)·김동순(77) 부부는 ‘회혼례’를, 50년을 함께한 이진석(82)·박막내(83) 부부 등 14쌍은 가족과 친지의 갈채 속에 금혼식을 올렸다.

결혼 50주년 이상의 부부에게 금혼식과 회혼례를 치러줌으로써 가정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자는 뜻에서 이뤄진 행사였다.

고령의 노부부들은 피곤할 법도 했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2시간 내내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다.

특히 말끔한 턱시도와 하얀 드레스 차림을 한 이들은 웨딩 촬영 때에는 50년 세월을 거슬러 행복한 신혼의 단꿈에 젖기도 했다.

이석중 할아버지는 “자식들과 손자들 앞에서 신식 결혼식을 올리려고 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도 “일평생을 나만을 바라보고 살아준 우리 마누라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수군의 한 관계자는 “50년 이상을 건강하게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들이 오늘 하루만큼은 고단한 농사일을 접고 즐겁게 지내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이들 부부 이외에도 참석한 노인들에게 수지침과 쑥뜸 등 한방진료 서비스가 제공돼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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