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9월 21일] 정치권 추석 민심 제대로 살펴라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정치권도 귀향활동과 민심 파악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어제 서울역 등에서 귀성객 환송인사 겸 정책홍보 활동을 벌인데 이어 많은 의원들이 연휴기간 중 지역구에서 주민들과 접촉하며 여론 수렴에 나선다. 이번 추석은 최대 9일까지 연휴가 계속돼 인구이동이 많고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게 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으로서는 민심파악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가족 및 이웃들과 모임에서의 화제 가운데 으뜸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에 대한 걱정이 아닐까 싶다. 작년보다 경기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건 지표상의 이야기일 뿐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며 특히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더욱 그렇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들도 한결같이 경제회복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야 대변인들이 귀성객들을 환송하면서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등을 강조하며 친서민 정책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그런 맥락이라 하겠다. 서민정책에는 복지예산 증액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경제회복이 가장 중요하며 그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체감경기 부진도 따지고 보면 고용사정이 좀체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 고향 가는 것을 포기한 젊은이가 하나 둘이 아니다. 그런 자식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님들의 가슴에는 찬바람이 일고 있다. 일자리가 많이 생겨야 소득이 늘고 소비여력이 커지며 경제도 활기를 띠게 된다. 그래야 수심에 찬 부모님들의 얼굴도 펴질 수 있다. 고용안정은 사회안정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여야 의원들이 연휴기간 중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게 될 말은 아마도‘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 제발 싸우지들 말고 경제회복에 힘쓰라’는 이야기 일 것이다. 이건 비단 올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권은 귀향활동을 추석 때면 늘 있는 일과성 행사로 여기지 말고 올해만큼은 민생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이를 정책에 제대로 반영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기 바란다. 경제살리기와 일자리창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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