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감독 "다양한 캐릭터 살린 가족물이죠"

영화 '좋지 아니한가'


2005년 데뷔작 '말아톤'으로 관객 500만명을 끌어들이며 영화계의 새 스타 감독으로 떠올랐던 정윤철 감독이 가족에 대한 독특한 관점의 영화 '좋지 아니한가'로 돌아왔다. '좋지 아니한가'는 우리 사회 어딘가 있을법한 평범한 가족을 그린 코미디물. 가족 구성원들의 다양한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독특하게 그렸다. 영화개봉에 앞서 만난 정 감독은 "모두의 입맛에 맞는 영화는 아닌 조금은 독특한 문법의 영화"라며 "하지만 캐릭터 자체의 맛이 살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렬한 조미료 맛이 섞인 영화라기보다는 재료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담백한 영화"라고 자신의 영화를 설명했다. 정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가족간의 이해와 소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감독이 제시하는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방식이라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 "가족이라면 다 사랑하고 이해해줘야 한다는 생각, 어떻게 보면 서로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누구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어요. 그저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덤덤하게 받아들여야 같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거죠." 감독은 이 영화가 단순한 가족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 전체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영화는 천호진ㆍ문희경ㆍ박해일ㆍ김혜수 등 중견배우들과 유아인ㆍ황보라ㆍ정유미 등 젊은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다. 감독은 이들 중 누구 하나에 포커스를 집중하지 않고 모두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조금씩 담았다.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했으면 좀더 쉬운 영화가 나왔을 거라는 건 잘 압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풍부하고 다양한 모습의 영화는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김혜수ㆍ박해일 등 스타급 배우들을 조역으로 기용한 것도 이채로운 부분. 게다가 영화 속 그들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멋지고 단아한 모습이 아니라 완전히 망가진 모습이다. 정 감독은 자신의 이번 영화가 '옆집 사람 관찰하듯이 보는 영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나름의 관람가이드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굳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려는 것보다는 영화 속 가족의 삶을 옆에서 구경하면서 자기 나름의 의미를 찾는 영화로 보면 됩니다. 그렇게 보시면 더 재미있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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