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작가 '가을 사진전' 풍성
국내 대표작가들 거의 동시에 개인전 열어적 스터지스 누드전등 해외작가 전시회도
뉴욕 버티컬 국내 전시 홍보를 위해 내한한 호스트 하만씨
적 스터지스 누드전의 '바네사'
가을이 깊어 가는 가운데 갤러리들이 앞 다퉈 사진전을 열고 있다. 사진전문 갤러리는 물론이고 일반 갤러리들의 사진전시도 성황이다. 전시내용은 국내 작가들이 인물전시나 풍광전시에서부터 해외작가 누드전까지 다양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거의 동시에 전시를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70대 다큐멘터리 작가 채민식씨가 일민미술관(02-2020-2055)에서, 수묵화 같은 사진으로 애호가층이 두꺼운 배병우씨가 평창동 가나포럼스페이스(02-3217-0233)에서, 광고사진을 통해 대중적으로 사진의 인지도를 높여온 김중만씨가 청담동 와이트월 갤러리(02-548-7520)에서, 인물사진의 임영균씨가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각기 개인전을 연다. 광고 및 패션사진으로 알려진 김영수, 준초이와 조세현 및 색다른 사진실험을 펼쳐온 스타작가 구본창씨 등은 ‘한국엡손이 초대하는 대표사진가 4인전’이란 이름으로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한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소나무작가’로 알려진 배병우는 타히티의 자연을 담은 최근작 50여 점을 선보인다. ‘하늘과 바다’ ‘꽃과 열대림’ 두 주제로 나눠 타히티의 빛과 바람의 흔적을 통해 근원적 평화를 보여준다. 2년 전 타히티의 국제사진전 참가를 계기로 그 섬을 찍기 시작한 배씨의 타히티 풍경 사진은 파리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김중만은 30년 사진인생을 결산하는 대표작 50여 점을 내놓았다. 초기작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공개, 미공개 작품이 총망라됐다. 그가 머물거나 여행했던 외국의 풍경, 배용준ㆍ이영애 등의 연예인들의 인물사진, 주변의 사소한 물건들을 담은 정물사진 등에서 김중만 특유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해외작가로는 최근 10년간 뉴욕에서 활동 중인 독일 태생의 호스트 하만 전시가 갤러리 인(02-732-4677)에서 열린다. 사진 전문 갤러리 뤼미에르(02-517-2134)는 오픈 후 세 번째 전시로 뉴욕 태생의 적 스터지스 누드전을 열었다. 이들의 국내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주제로 작품활동을 해온 호스트 하만은 수직으로 나열된 파노라마 사진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를 표현해왔다. ‘뉴욕버티칼’의 전시를 통해 하늘로 높이 치솟은 뉴욕의 수직적인 거대함을 만날 수 있다.
적 스터지스 누드전은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프랑스 몽딸리베 나체촌 여름해변에서 전라로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23점을 선보인다. 아이들, 엄마와 딸, 아버지와 딸들의 모습들은 우리 눈에 아직 낯설다. 그러나 작품들은 여름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이곳을 찾아 내 집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성적인 충동보다 여름의 나른함을 느낄 수 있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입력시간 : 2004-10-17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