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저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지금 금리를 올려도 빠른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9%로 상향 조정하면서 위기 때 폈던 다양한 금융지원 조치를 거둬들이고 적극적인 세입ㆍ세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1월의 전망치(5.5%)보다 0.4%포인트나 올려 국내외 기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민간 부문의 내수 회복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향후 물가상승 우려 등 경제여건 변화를 감안해 저금리 기조의 정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오석 KDI 원장은 "금리 자체는 시장 충격이 크지 않지만 하나의 시그널이 된다"며 "(금리인상 시기를)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지만 실기하면 더 많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기 인상론에 힘을 보탠 셈이다. KDI는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올해와 내년에 4%대 초반의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국제유가는 올해 80달러 중반, 내년에 90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실질실효환율은 완만하게 상승한다는 전제를 내세웠다. 올해 민간 소비는 소득 및 고용상황 등 전반적 경제여건 개선으로 4.7% 늘고 설비투자는 17.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투자는 민간 부문의 침체로 1.2% 증가하는 데 그치고 경상수지는 수입 증가세가 수출 증가세를 앞지르면서 지난해(427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114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실업률은 내수 회복에 따라 올해 3.7%를 기록하고 취업자 수는 20만명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기인해 연평균 3.0%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 KDI는 세계 경제 회복세가 완만히 유지될 것이라며 연간 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불안요소로 KDI는 대외변수와 ▦금융시장 구조조정 ▦거시정책 정상화 등을 꼽았다. KDI는 "유럽 재정위기로 국제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 회복 둔화로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시장의 구조적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부채 구조조정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