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2)가 이번에는 실추된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시즌 개막후 2개 대회에서 예선탈락과 41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냈던 박세리가 27일 밤(이하 한국시간) 세번째 대회인 오피스 데포골프대회에 출전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아이비스골프장(파 72)에서 4라운드로 펼쳐지는 이 대회는 총상금 67만5,000달러가 걸려있다. 올해 처음 만들어진 대회다.
지난해 상금랭킹 80위까지만 초청을 받아 출전하기 때문에 김미현과 서지현은 참가하지 못한다.
박세리 입장에서는 이번 대회만큼은 반드시 상위권에 들어야 하는 중요한 대회.
상금도 많지 않고, 출전선수도 재한돼 있지만 상위권선수들은 모두 출전하는만큼 이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면 지난 2개 대회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프로 입문동기생인 김미현이 예상외로 선전을 펼친데 대해 상당히 자극을 받은터라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는 사실 김미현이 미국무대에 진출한다고 밝혔을 때부터 『미국무대는 체력전이다』『결코 만만하지 않다』라며 내심 무리라는 생각을 내비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미현이 첫 두개 대회를 무난히 치르면서 신인왕 랭킹 2위까지 오른 반면 자신은 고전을 면치 못하자 크게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골프전문가들은 김미현이 자신감을 얻으면서 「박세리 컴플렉스」에서 벗어난데 비해 박세리가 오히려 「김미현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고 분석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박세리가 선전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데는 몇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무엇보다 2개 대회를 치르면서 박세리가 보여준 스코어 변화를 보면 첫 대회에서는 2라운드 연속 2오버파를 기록했지만 지난주 메모리얼대회에서는 2언더파, 이븐파, 2언더파, 이븐파로 오버파를 기록하지 않았다.
샷도 대체로 안정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보기도 많고 버디도 많은 플레이 스타일이 그대로 살아 있지만 이리저리 크게 휘는 미스 샷은 줄어들고 있다.
심리적인 부담이 승부욕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렵겠지만 특유의 오기와 「그래도 내가 박세린데」하는 자존심이 치열한 경쟁의식으로 살아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