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반은 중국! 금융산업은 한국?
한국, 일본, 중국이 맞물려 돌아가는 동북아 경제지도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까. 대표적인 다국적기업 GE의 아시아 전략에는 바로 이 '미래의 아시아 경제지도'가 깔려있다.
"GE의 기술이전 흐름은 그동안 일본->한국->중국 순으로 진행됐었다. 최근 1~2년사이엔 한국을 배제한 일본->중국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이제는 일본도 끼어들지 못하고 미국->중국으로 곧장 흐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GE한국법인의 한 임원이 밝힌 GE 아시아전략의 한토막이다. 적어도 생산ㆍ제조기반에 관한한 중국의 경쟁력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는 GE뿐 아니다.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상하이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전세계 경제 주체들이 중국의 조속한 성장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해도 GE의 아시아 전략에는 현재까지 '생산기반 중심은 중국 확정'이지만 '금융산업 중심은 미정'으로 남아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
"GE는 당분간 중국의 금융시장에 진입할 계획이 없다. 자본자유화 일정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GE캐피탈이 아시아 시장에서 활동하는 영역은 한국과 일본에 국한돼 있다."
중국의 실물경제 기반은 인정하지만 금융업이 활기를 띨 여건은 아직 아니라는 말이다. 일본은 금융시장의 문제가 얽히고설켜 갈수록 기회보다 위기가 커지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금융은 IT기술과 결합될 때 가장 높은 경쟁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서울은 상하이ㆍ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거점도시다. 한국은 지금 단순 외자유치보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아시아본부 유치에 주력하는 것이 보다 현명하다."
최근 조흥은행의 카드사업을 인수하려다가 은행매각 계획으로 차질을 빚은 GE캐피탈이 이를 굳이 "보류상태"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나 금융에 대한 아시아 거점을 미정으로 남겨놓은 것 모두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혹시 중국 위세에 가려질 한국의 생존경쟁력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김형기 기자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