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세론을 구가하던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위기에 봉착했다.
상대 당인 공화당의 대선 경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가상대결에서 밀리는가 하면, 초기 경선지역에서 같은 당의 경쟁 후보에게 지지율 역전을 허용하는 등 안팎에서 치명상을 입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이 이달 초 여론조사기관인 ‘마리스트 폴’과 함께 프라이머리(당원과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경선방식) 경선이 가장 먼저 치러지는 뉴햄프셔 주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같은 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NBC 방송이 지난 2월부터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뉴햄프셔 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추월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이머리 선거인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356명(표본오차 ±5.2%포인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샌더스 후보는 41%의 지지율을 얻어 32%를 얻은 클린턴 후보를 9%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는 클린턴 후보가 42%, 샌더스 후보가 32%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한 지난 7월의 조사결과에 비해 극명한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하면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49%로 무려 8%포인트 더 오르고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6%포인트 오른 38%에 그쳐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당원투표가 치러지는 아이오와 주에서 민주당원 345명(표본오차 ±5.3%포인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7월보다 11% 포인트 떨어지고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2% 포인트 오르면서 격차가 24% 포인트에서 11% 포인트로 좁혀졌다.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것은 국무장관 재직시절 관용 이메일 대신 개인 이메일을 사용함으로써 기밀을 부적절하게 다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이메일 게이트’가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출마를 막판 저울질하는 바이든 부통령은 뉴햄프셔에서 16%, 아이오와주에서 20%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해 주목을 받고 있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중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뉴햄프셔 주에서 28%로 독보적 우위를 점하고, 존 카식(12%)과 벤 카슨(11%), 젭 부시(8%), 칼리 피오리나(6%) 후보가 뒤를 이었다. 아이오와 주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29%로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카슨(22%) 후보가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19%로 1위를 달렸던 스콧 워커 후보는 무려 14% 포인트가 빠져 5%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5일(현지시간) ‘서베이유에스에이’가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9월2∼3일·1천 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가상 양자 대결에서 클린턴 후보를 45%대 40%로 앞질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