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는 7일 대대적인 행사를 갖고 윈도2000을 출범시킨다. 그러나 윈도2000으로 업그레이드할 경우 응용프로그램이 돌아가지 않거나, 자체 오류(버그), 하드웨어 구동용 소프트웨어 미비로 인해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MS는 윈도2000을 세분화해 PC용 버전인 「윈도2000프로페셔널」을 비롯, 「윈도2000서버」, 「윈도2000어드밴스트서버」를 내놓는다. 이 중 윈도2000프로페셔널에서 가장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우선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나 그래픽 카드, 모뎀, CD-롬 드라이브 등 주변기기를 움직일 구동용 프로그램(드라이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주변기기 업체들이 드라이버 개발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윈도95·98은 도스(DOS)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윈도NT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윈도2000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윈도95나 윈도98을 사용하던 PC에 윈도2000을 탑재할 경우 일부 하드웨어를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MS는 이들 주변기기 업체에 윈도2000 호환 기술을 제공하고 있지만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의 김태현차장은 『국내 제조업체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수입 주변기기의 경우 추적이 어려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문제점을 일부 시인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천리안2000, 사이버트레이딩용 CD 등 업체에서 무상으로 주는 프로그램이 윈도2000에서 실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경우 서비스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호환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윈도2000 자체의 버그도 골치거리다. 윈도2000 최종 평가판(윈도2000 RC2버전)을 테스트한 업체 전산실 관계자는 『똑같은 하드웨어 사양에서도 한쪽에는 설치되고 다른 곳은 설치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윈도2000은 소스코드만도 10만라인에 달해 3만라인에 불과한 유닉스 등에 비해 문제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특히 윈도2000에서 문제점이 발견됐을 때 이를 손쉽게 제거하지 못하는 점도 사용자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윈도95에서 윈도98로 업그레드한 경우 윈도98만을 제거, 손쉽게 윈도95로 되돌아 갈 수 있지만 윈도2000은 이같은 기능이 없다. 윈도2000 사용자는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몽땅 지우고(하드디스크 포맷) 윈도98을 다시 설치해야 한다. 이 작업은 적어도 6~7시간이 걸린다. 윈도98과 윈도2000이 제대로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C업체들은 윈도2000을 탑재한 제품 출시를 늦추고 있다. 한 관계자는 『7월께나 돼야 윈도2000 PC를 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윈도2000 PC를 초기에 출시했다가 버그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이 쏟아질 경우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 윈도2000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윈도2000 PC를 구입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병도기자D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