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녀를 아이 아버지의 호적에 등재할 때 실제 아이 어머니와 남자의 부인은 어떤 법적 권리를 가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두 여성은 아무 법률적 권리가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의 아버지가 법률적 우위에서 전권을 쥔다. 근래 들어 일고 있는 호주제 폐지 움직임은 이와 같은 문제 등을 해소키 위한 민법 개정 운동. 여야 국회의원 50명이 현재 민법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정부도 올해 말까지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S 일일드라마 `노란 손수건`(극본 박정란)이 호적입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성행정 주무부처인 여성부에서도 깊은 관심을 지니고 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다는 후문. 드라마는 최근 미혼모 윤자영(이태란 분)에게 홀로 키워온 아들 윤지민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아이의 호적입적 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윤자영은 오랜 연인이었던 이상민(김호진 분)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한다. 이후 상민은 자영을 산부인과에 데려다 준 뒤 지금의 아내이자 회사 사장인 조민주(추상미 분)와 결혼한다. 자영은 수술을 거부하고 혼자 아이를 낳는데 몇 년 뒤 이 사실이 상민 측에 알려진다. 상민은 자영을 비난하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자영과 아내 민주에게 호적입적 의사를 밝힌다. 윤자영은 홀로 아들을 키우며 자신의 성을 물려줬지만 뒤늦게 나타난 친부 앞에서 법률적 권리를 주창하기 힘들다. 법적으로 무력하기는 상민의 아내 민주의 경우도 마찬가지. 아이의 호적 입적을 반대하지만 상민은 입적 사실을 `통보`하며 `현행 법률상 실제 아버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한다. 작가 박정란 씨는 “상민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예상되는 결론은 상민의 승소”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 나 스스로도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답했다. 박작가는 “처음부터 호주제 문제를 다룰 계획은 아니었지만 전개 과정에서 다루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구상단계이긴 하나 상민이 `선의`의 결단으로 내리는 쪽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