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장소에서 골프채로 공을 쳐서 가장 적은 타수로 홀에 넣는 경기.'
'골프'에 대한 국어사전의 정의다. 핵심은 '홀에 넣는 경기'다. 입문 때는 '공을 쳐서'에 집착하고 어느 정도 알 만하면 '적은 타수'에 주력하며 고수가 되면 '홀에 넣는' 퍼팅에 심혈을 기울인다.
골프로 돈을 버는 프로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 단타자라 우승하지 못한 사례는 찾기 어렵지만 1m도 안 되는 퍼트를 놓쳐 우승을 날린 경우는 흔하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이 6일(이하 한국시간) 공개한 투어선수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오랜 명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라운드에 6m 퍼트를 한 번 더 성공 시킬 수 있다면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의 38%는 10만달러(약 1억800만원)를 쓸 수 있다고 답했다. 100만달러(약 10억8,000만원)를 내겠다는 응답도 15%나 됐고 250만달러와 5만달러라는 대답이 나란히 10%로 나타났다. 5~6m의 중거리 퍼트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성공 시키면 경쟁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부대 효과까지 발휘하지만 실패하면 자칫 3퍼트를 범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퍼팅 강자와 드라이버 최장타자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르라는 요청에는 무려 86%가 퍼팅을 택했고 장타는 14%에 그쳤다. 골프닷컴은 PGA 투어와 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을 아울러 조사했다고 설명하면서 설문대상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꼭 필요할 때 성공 시키는 클러치 퍼트 최강자는 누굴까. 백전노장들인 50세 이상 시니어투어 선수들은 현재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를 꼽았다. '목숨을 구해줄 3m 퍼트라면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라는 물음에 매킬로이는 41%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조던 스피스(23·미국)가 2위(26%)에 올라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퍼트 실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 2013년 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호주)이 3위(17%), 시니어투어 강자 베른하르트 랑거(독일)가 4위(9%)에 자리했다. 이와 관련, LPGA 투어 선수들은 '샷 거리 15야드를 늘리기 위해 25만달러를 지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7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PGA 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질문도 있었다. 과대평가되고 있는 선수에는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리키 파울러(미국)가 나란히 24%의 표를 받았다. 반대로 가장 저평가된 선수로는 "나 자신"이라는 응답과 함께 빌 하스(미국)가 11%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은 과대평가 선수 3위(12%)와 저평가 선수 3위(8%)에 자리해 '두 얼굴의 사나이'로 조사됐다.
선호하는 코스로는 노던트러스트 오픈 개최지 리비에라(18%), 메모리얼 토너먼트가 열리는 뮤어필드 빌리지(15%) 등이 꼽혔고 싫어하는 코스에는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대회장인 토리파인스GC의 북코스, 4일 박인비가 우승한 LPGA 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이 펼쳐졌던 라스 콜리나스(이상 15%)가 이름을 올렸다.
PGA 투어 메이저대회 최다승(18승) 기록을 깰 것 같은 선수로는 14승을 기록 중인 타이거 우즈(미국)가 76%로 3승의 매킬로이(24%)를 압도했다. 이 밖에 여자 선수를 대상으로 한 호감도 질문에서 20대 선수 중 매킬로이(66%)는 파울러(34%)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고 30대 이상 가운데는 우즈(56%)가 스콧(44%)을 근소하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