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그룹 경영진의 세대 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6일 사장단 인사를 실시, 김용문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다이모스㈜ 부회장으로 전보했다고 밝혔다.
또 양승석 다이모스 사장은 글로비스㈜ 사장으로, 김치웅 글로비스 사장은 위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ㆍ기아차 측은 이날 사장단 인사의 표면적인 이유로 김평기 위아 부회장의 건강악화에 따른 연쇄이동의 불가피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인사 대상에 포함된 인사들이 대부분 최근 다른 계열사에서 자리를 옮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대정공 출신인 김용문 부회장은 지난 1998년 현대우주항공 사장을 끝으로 그룹에서 떠난 후 10년 동안 협력업체 등에서 활동하다 4월 현대ㆍ기아차그룹 부회장에 복귀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계열사로 이동하는 것이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9월26일 김동진 부회장이 현대모비스로 이동한 데 이어 박정인 HMC투자증권 사장이 전격적으로 퇴임하면서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세대교체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김용문 부회장의 전격적인 전보는 이런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사로 현대ㆍ기아차그룹 ‘1세대’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는 김익환 부회장(기아차 총괄 대표)과 설영흥 부회장(중국 담당)뿐이다. 10여일간의 시차를 둔 두 차례의 인사를 통해 1세대 대부분이 계열사로 이동하거나 현직에서 물러난 셈이다.
결국 연말께로 예상되는 현대ㆍ기아차그룹의 대규모 인사는 2세대 핵심 경영진 중 누가 부회장으로 발탁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세대 핵심 경영진으로는 현대차 이정대 부회장(경영기획 담당), 서병기 부회장(생산개발품질 담당), 최재국 사장(국내ㆍ해외영업 담당), 이현순 사장(연구개발총괄), 김용환 사장(기획ㆍ홍보), 최한영 사장(상용차)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