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 급매물 쏟아진다


경기침체와 분양 원금 상환기간 겹쳐 울상 최근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형공장이 늘어나고 급매물까지 쏟아지는 등 아파트형 공장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중소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지난 2005년이후 분양됐던 아파트형공장의 분양대금 상환기일까지 한꺼번에 몰리면서 법원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아파트형공장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경우 한때 아파트형공장 분양붐이 일면서 각종 지원책에 힘입어 ‘3년 거치, 5년 분할 상환’의 조건으로 입주한 기업들이 매물로 내놓아도 매수자를 찾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구로동의 아파트형공장 경매건수는 지난 1월만해도 16건에 머물렀지만 7월에는 52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들어 7월말까지 구로지역에서 경매가 이뤄진 아파트형공장은 모두 235건으로, 지난 2008년의 280건이나 2009년의 331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파트형공장 밀집지역인 서울 성수동이나 성남, 포천 등은 아파트형공장 건설시점이 늦어 아직 영향이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구로지역과 유사한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형공장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것은 분양원금 상환기일이 일시에 도래하면서 입주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경우 2005년부터 아파트형공장 분양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해마다 1,000여개의 사무실이 들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로의 한 아파트형공장 입주업체 대표는 “2000년대 후반 입주한 기업들이 분양가를 갚아나가야 하는 시기가 몰려오고 있다”며 “경기가 좋으면 매달 700만~2,000만원 정도 갚을 수 있지만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악화된 영세업체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부동산 거래마저 얼어붙어 입주기업들이 아파트형공장을 매물로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아파트형공장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신규 분양 물량도 소화가 안돼 일부 건설사들이 5~10%가량 할인 분양을 실시하는가 하면 3.3㎡당 600만원 내외인 분양가를 400만원 초반 대까지 깎아주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분양시장이 어려운데 막대한 자금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아파트형공장 거래시장은 거의 죽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기준으로 지난해 3.3㎡당 600만원 내외에서 거래되던 공장이 올들어 400만원 후반대에서 호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시세보다 30%이상 저렴한 급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형공장이 우후죽순처럼 세워지면서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을 때부터 이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분양가의 10%만 내면 중도금 없이 입주가 가능하고, 분양 후 3년간은 연이율 4%대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이자 50~60만원만 내면 된다는 소리에 여력이 안 되는 중소기업들도 ‘일단 입주하고 보자’라는 심리가 강했다”며 “지표는 좋아졌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가 점차 다른 곳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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