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7월 준공에 맞춰 공사가 한창인 GS건설의 루와이스 '그린디젤프로젝트(GDP)' 현장. 공기 단축과 선진 업체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 등으로 아부다비에서 새로운 수주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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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업체들이 최근 10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싹쓸이해 주목을 받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루와이스공단 방문은 험로 그 자체였다. 두바이에서 480㎞ 떨어져 있어 사막을 가로질러야 했다.
차량으로 4시간 넘게 망망대해 같은 사막을 넘어 지난 17일 도착한 GS건설의'그린 디젤 프로젝트(GDP)' 플랜트 건설 현장. 중동 수주 신화의 현장인 이곳은 내년 7월 준공에 맞춰 공사가 한창이다.
근로자들은 봄철임에도 불구하고 35도를 웃도는 뜨거운 열기를 피하려고 긴 팔의 작업복을 입고 고글과 마스크ㆍ안전모를 쓴 채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여름철인 7~8월에는 50도를 웃돈다.
이곳에서는 GS건설과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한 600명가량이 근무하고 있으며 제3국 근로자 등을 포함하면 모두 6,000명가량이 종사하고 있다.
루와이스 GDP 현장은 GS건설이 2007년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의 자회사인 타크리어사에서 수주해 2008년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63%. 총 42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내년 7월 시운전 및 성능시험을 마치게 된다. 이 공장에서는 기존 정유공장에서 배출된 잔사유 찌꺼기를 원료로 유황 성분을 10ppm 이하로 줄인 그린디젤을 생산해 세계 각국에 수출한다. 총 공사비는 11억4,000만달러로 GS건설이 설계ㆍ구매ㆍ시공 등을 단독 수행하고 있다.
GDP플랜트 건설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안국기 상무는"그린 디젤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준 GS건설의 기술력과 성실성을 현지 발주처들이 인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루와이스에서 대형 플랜트 발주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GS건설의 수주 물량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등 다수의 국내 업체가 활약하고 있는 UAE의 수도 아부다비는 한국 업체에 기회의 땅이다. 지금까지는 두바이가 주목 받아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외자 유치를 통해 불모의 땅인 사막에서 성공 신화를 써온 두바이가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으로 휘청대고 있는 반면 재정 상태가 탄탄한 아부다비는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부다비는 원유 매장량이 세계 3위인 UAE에서 원유가 90% 이상 매장돼 있어 정유 플랜트 건설이 활발한 곳이다. UAE 전체 국내총생산(GDP) 중 약 56%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7년 말 기준 8,75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07년 경제개발계획인'아부다비 2030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원전 건설, 철도 건설, 항만 확충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지난해 말 루와이스 공단에서 정유 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건설 한국의 승전보를 울렸다. 타크리어사가 발주한 총 7개의 정유 관련 프로젝트 중 5개를 싹쓸이 한 것. 이 가운데 GS건설은 2번 패키지와 7번 패키지를 잇따라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특히 31억달러 규모의 2번 패키지는 지금까지 국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단독 플랜트 공사 중 최대 규모로 해외 건설의 역사를 새로 썼다.
GS건설 등 국내 업체가 루와이스 공단에서 수주 대박을 터트린 비결은 무엇일까. 현지 관계자들은 그동안 국내 건설업체가 중동지역에서 쌓아온 공사 노하우, 발주처와의 신뢰관계를 꼽았다. 특히 정해진 공기에 앞서 준공하는 한국 업체의 성실함은 해외 유수의 건설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동 수주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래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GS건설의 중동 수주활동 책임자인 승태봉 상무는"당분간 중동에서 한국 업체의 플랜트 수주 독주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이나 대만 등 후발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앞세워 5~10년이면 따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처럼 건설사업관리법인(PMC) 등 감리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