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가 '국민 내비 김기사'를 알리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김기사 2.0'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21일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종환(42ㆍ사진) 록앤올 공동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모두가 불가능하다던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든 그는 2년 만에 4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김기사 2.0' 출시를 눈앞에 둔 박 대표는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를 확대해 단순한 내비를 넘어선 '김기사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자칭'국민 내비'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던 김기사 애플리케이션은 하루 사용자 8만 명이 넘는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오로지 사용자들의 입소문만으로 이룬 성과다. 2011년 3월 출시한 서비스는 현재 한달 길안내 건수가 4,000만 건에 이를 만큼 이용자들의 충성도도 상당하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인터넷 대상 국무총리상ㆍ국토부장관상ㆍ무선인터넷산업협회 무선인터넷기업인상 등을 휩쓸었다.
박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주변에선 '벤처가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모두가 뜯어 말렸다. 이미 레드오션인 시장에서 T맵, 올레내비 등 대형 통신사들 사이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란 얘기였다. 이럴 때마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 지치지만 않으면 자체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마라톤처럼 길게 보고 꾸준히 기술개발에 나선 것이 지금의 김기사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와 함께 창업에 나선 김원태 공동대표, 신명진 부사장(CTO)은 포인트아이라는 위치기반 소프트웨어 솔루션 회사에서 손발을 맞춰온 동료들이다. 박ㆍ김 두 대표는 부산 동아대 컴퓨터공학과 91학번 동기다. 이들은 2010년 로큰롤처럼 신나는 위치기반서비스를 만들자는 뜻을 모아 '록앤올'을 세웠다.
세 사람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을 더 넣을 것인가' 대신 '무엇을 뺄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 결과 내비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한 '김기사'가 탄생했다. 사용자들의 편리를 위한 벌집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빠른 탐색은 록앤올만의 장점이다.
박 대표는 또 김기사 성공요인으로 고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꼽았다. 자금 부족으로 광고를 하지 못하는 대신 카페와 페이스북을 통해 수시로 사용자들과 소통하며 부족함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 그는 "작은 규모의 벤처기업이지만 수많은 이용자들의 피드백 덕분에 보다 빨리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었고 입소문이 퍼져 매달 약 30만 명씩 신규 사용자가 늘어났다"며 " 바이크 이용자들을 위한 '오토바이 길안내 서비스'와 휴대폰을 이용한 블랙박스 기능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고 회상했다.
출시 예정인 '김기사 2.0' 역시 사용자들의 요구가 적극 반영됐다. 박 대표는 "김기사2.0은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벌집폴더'를 추가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여행지, 맛집 등 내비기능을 넘어 사용자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제휴한 맛집 예약서비스 '포잉'과 병원 찾기 서비스 '굿닥'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의 사업자들과 협력하여 상생할 수 있는 '김기사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 진출할 생각이다. 그는 "내년에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인들에게도 김기사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관광객들이 김기사를 통해 공항에서부터 숙박, 맛집 등을 찾아 이동한다면 보다 편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