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결과 일부 연예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의 출연 대가로 방송사 PD들에게 뒷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KBS PD 출신인 이모씨는 2003년부터 강원랜드에 수백 차례 드나들며 17억원 이상의 돈을 잃고 자금압박에 시달리자 기획사에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2005년까지 KBS에서 PD로 재직하며 ‘비타민’, ‘스타 골든벨’,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이후 외주 제작사인 DSP엔터테인먼트로 옮겨 ‘경제 비타민’, ‘날아라 슛돌이’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KBS에 공급했다.
이씨는 소속 연예인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프로그램 출연을 대가로 돈을 뜯어내기 시작했으며, 차명통장으로 이를 받아내는 치밀함도 드러냈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S사로부터 소속 가수들을 출연시켜 인지도를 높여달라는 청탁과 함께 1,550만원을 받았으며 2004년 9월에는 자신이 연출했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여걸파이브’에 연예인을 출연시켜 주는 대가로 A사 사장으로부터 세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H사 신인가수 K씨의 ‘윤도현의 러브레터’출연 청탁 등을 대가로 3,000만원을 수수했다. 이씨는 2004~2005년 P사, D사로부터는 소속 연예인의 출연과 뮤직비디오 방영을 대가로 각각 3,000만원과 3,500만원을 받는 등 연예기획사들로부터 모두 13차례에 걸쳐 2억2,050만원을 챙긴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검찰은 이씨의 차명계좌와 실명계좌에 각각 수억원과 수십억원의 돈이 입금된 점 등을 바탕으로 그가 연예계 관계자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