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땐 타 사업 축소 불가피"

서울교육청, 곽노현 당선자 공약 '풍선효과' 우려
곽 당선자 "예산 조달 가능"

서울시교육청이 곽노현 교육감 당선자 측에 무상급식 등 관련 공약을 한꺼번에 추진하면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28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교육청 각 국ㆍ과장은 지난주 곽 당선자 측에 공약이행 업무보고를 하면서 무상급식 도입, 장애인 예산 확충 등의 공약을 이행하면 다른 사업이 불가피하게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상급식의 경우 곽 당선자가 밝혀온 대로 내년부터 초등학교 전체에 시행하려면 최소 3,000억원가량의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서울시가 전체 급식지원비의 절반을 지원한다고 가정해도 최소한 1,300억~1,4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계산이다. 장애인 교육예산을 전체 예산 대비 6~7%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또 다른 공약에 대해서도 서울시교육청은 "이행하려면 1,000억~2,000억원가량의 예산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형혁신학교 300개' 공약도 사실상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재 혁신학교 조건에 맞는 학교는 서울 전체에서 90개 안팎에 불과하고 곽 당선자의 임기를 고려해도 140여개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4년 안에 300개를 지정하려면 학교를 신설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서울시교육청의 예산 6조3,158억원 중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제외한 예산은 1조3,500억원이고 이 중 7,000억원 정도는 고정비 성격의 학교시설 지원비여서 실제 교육정책에 쓸 수 있는 예산은 6,500억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에 대해 곽 당선자 측은 "기존 사업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면 충분히 예산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선자 측은 "무상급식은 서울시와 매칭펀드 형식으로 추진하는데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원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장애인 예산 확충 부분은 아직 논의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을 축소하지 않아도 공약 이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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