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회복 조짐 보이는데… 집 언제 사야하나

"아직 급매물 잡기 유리한 상황…올 연말~내년 상반기 적기"
수도권 주택 거래량 증가세 전문가들 "바닥 다지는 신호"
강남권 재건축·강북 마포 등 관심 경기 북부·인천은 회복 시간 걸릴듯
DTI완화 연장 여부·금리인상 등 변수 많아 대출은 30%선 밑으로



『'집 도대체 언제 사면 좋을까' 주택 시장이 오랜 기간 침체를 벗어나 최근 국지적으로 회복의 신호가 보이면서 내집 마련 적기를 저울질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부산 등 지방을 중심으로는 분양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고, 수도권 매매 시장의 급매물도 상당수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에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40% 가량 급감해, 전세 가격은 더 오르고 '살 집'을 찾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과연 언제 집을 사야 하는지, 그리고 산다면 어떤 지역의 집을 사야 할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된 셈이다. 특히 최근 시장상황은 수요자들의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방 청약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는 반면 수도권은 오히려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등 지역별로 시장의 온도차가 확연한 탓이다. 심지어 최근의 국지적 집값 상승을 '반짝 장세'로 진단하는 전문가도 많다. 학계ㆍ금융계ㆍ컨설팅업계 등 부동산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집값 전망과 적절한 내 집 마련 시기, 유망지역에 대해 들어봤다.』 내년 주택시장이 일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제 아래,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를 내 집 마련의 적기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 시장이 여전히 경직된 상태이기 때문에 '매수자 우위'의 상태에서 집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겨울 비수기와 겹쳐 급매물을 잡기에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살 때 적어도 자기자본비율을 70% 이상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내년 주택시장이 '상승기'라기 보다는 '회복기'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돼 무리한 대출 이자를 상쇄할만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또'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일몰' '금리 인상' '신도시 사업 구조조정' 등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다양한 변수도 숨어있다. ◇'올 연말~내년 1분기' 내 집 마련 적기= 서울경제신문이 금융권ㆍ학계ㆍ부동산 정보업체 등 각 분야 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연말에서 내년 1분기까지를 내 집 마련의 적기로 꼽는 응답자가 많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최근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거래시장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신호로 분석되기 때문에 겨울 비수기와 겹쳐 급매물을 잡을 수 있는 내년 1분기까지가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올해 내내 부진했던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9월에 전달 대비 11% 증가했고 10월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이 크게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거래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다리거나 내 집 마련에 있어 '시기'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부산의 분양시장이나 경매 시장 등에서 단발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느껴지는 신호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요자들은 확신이 없는 상태"라며"거래시장 추이를 보며 내년 1분기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지역별로 주택 경기의 편차가 워낙 심하다 보니 내집 마련에 있어 시기가 크게 중요한 시장이 아니게 됐다"며 "고점대비 중소형은 20%, 중대형은 30% 정도 가격이 빠진 물량을 중심으로 매수를 노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ㆍ인천은 좀더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볼 때 주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고, 이 같은 분위기가 점차 외곽으로 번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북부와 인천 지역의 경우 여전히 미분양ㆍ미입주 물량이 많기 때문에 온기가 퍼져나가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PB팀장은 "지난 9월 국토해양부 실거래가를 분석해보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가격 회복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며 "매수세가 확산되면 서울 비강남권 매매 시장에도 온기가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실장은 "최근 용인이나 분당에서 대형 주택을 다운사이징해서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수요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강남의 경우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강북 지역의 경우 마포, 광진, 용산 지역을 중심으로는 매수세가 붙겠지만 나머지 지역은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경기 북부와 인천 지역의 경우 서울의 회복세가 퍼져나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경기 북부와 인천 지역의 경우 지역적인 편차는 있지만 여전히 미분양과 미입주 문제가 주택 거래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서울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시장이 활성화될 경우적어도 약 3~4개월의 기간을 두고 수도권 아파트 시장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변수 많은 만큼 대출 30% 이하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내년 3월에 만료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폐지를 정부가 연장하느냐 여부에 따라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폭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지 예상하기 힘든 만큼, 대출을 최소화해서 집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함영진 실장은 "DTI 규제완화와 금리인상 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신도시 사업 구조조정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경기권 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며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이 많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폭을 0.25%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시장이 감내할만하겠지만 0.5%이상의 조정이 이뤄지면 수요자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준석 지점장은 "현재 같은 주택 시장 분위기에서 내 집 마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 계획"이라며 "대출을 집값의 30%~40% 이하 수준으로만 유지하고 월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지 않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신의 자금조달 능력 및 청약통장 유무 등 다양한 여건을 꼼꼼히 따져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안명숙 팀장은 "청약가점이 높거나 청약저축 납입액이 많은 사람들은 위례신도시 등이 분양이 남아있는 만큼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며 "매매 시장에서는 철저하게 급매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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