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혐의로 금융당국의 수사선상에 오른 케이블 증권방송 출연자에게 “국가정보원 직원인 내가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며 8,000만원을 뜯어낸 50대 공무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강남일)는 금융당국의 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증권방송 출연자 라모씨(54)로부터 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변호사법위반)로 천안 소재 동사무소 동장 김모씨(54)를 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라씨는 인터넷 증권카페를 운영하면서 H사의 증권방송에 출연해 '증권투자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라씨가 증권방송에 출연해 선매수해 둔 종목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움직여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자, 이를 무마해주겠다며 같은 해 9월과 2012년 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현금 8,000만원과 시가 30만원 상당의 양주를 받은 혐의다.

김씨는 자신의 실제 신분을 숨기고 국정원 직원 '장씨'로 행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검찰은 특정 종목을 추천하기 위해 증권방송을 악용한 사건을 조사해 H증권방송 출연자인 라씨를 포함해 전모(34)씨 등 증권투자 전문가 2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라씨에게 자신이 사 둔 종목을 추천해 달라며 수고비인 이른바 '꽃값'으로 3억 5,000만원을 건넨 전업투자자 신모(50)씨도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