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서도 아파트값 14% 차이

일조량·조망 정도따라


같은 단지의 같은 면적, 평면의 아파트라도 일조량과 조망 정도에 따라 평균 14%의 가격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 유은철 수석연구원는 25일 ‘일조ㆍ조망 등 주거환경 요인이 주거용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인구집중으로 고밀도 개발이 이뤄지는 대도시일수록 일조나 조망 등 주거환경에 따른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유 수석연구원은 입지여건과 면적, 방수, 평면 등 단위가구별 물리적 특성이 동일한 가구가 100가구 이상인 아파트(표본수 8,175개)를 대상으로 거래가격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가구별 주거환경이 아파트값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일조 조망권에 따라 가장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곳은 서울과 울산으로 17.1%에 달했다. 이어 경기(15.3%), 대전(13.3%), 대구(13.2%), 부산(12.4%) 등 순이었다. 전남은 9.6%로 가장 낮았다. 서울에서는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가 많은 광진구가 23.2%로 일조와 조망에 따른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중구(22.8%), 성동구(19.8%), 도봉구(19.4%), 마포구(19.0%)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아파트의 평균적인 가격수준이 높은 강남구(11.0%)와 서초구(10.9%), 송파구(13.9%)에서는 일조와 조망에 따른 가격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주거환경에 비해 양호한 교육환경과 입지여건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 수석연구원은 “가구의 주거환경 요인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한강 경관 조망 여부, 일조시간, 거실에서의 개방감을 대표하는 천공율, 사생활 침해 등 순이었다”고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본원 9층 대강당에서 ‘일조ㆍ조망권 등 주거환경 분쟁의 합리적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건설사 법무관련 담당자와 건설 관련 단체, 부동산 감정평가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인 이번 세미나에는 ▦조망권의 사법적 보호에 관한 제문제와 ▦주거환경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 방법 및 기준 제시 ▦일조 등 주거환경 요인이 주거용 부동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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