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을 자연 하천으로 바꾼다. 인공 제방을 헐어 천변 습지와 모래톱을 복원하고 곳곳에 숲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물고기와 새들의 생태계도 복원한다.
자연생태 회복을 위해 수중보와 지천 낙차공을 철거하거나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터라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와 한강시민위원회는 오는 2030년 ‘큰 고니 날아오르고, 아이들 멱을 감는 한강’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수중보ㆍ낙차공 개선, 생물 서식처 복원 등 8대 과제를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발표한 ‘한강의 자연성 회복 기본구상’에서 서울시는 자연하천의 물길 회복을 위해 잠실ㆍ신곡 수중보와 지천 낙차공을 철거 또는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수중보는 취수 및 홍수 예방 등을 위해 물길을 막아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설치한 구조물이다. 낙차공은 하천의 침식을 유발하는 수로의 급격한 경사를 조절하기 위해 수로 중간에 자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수중보와 낙차공의 철거 또는 구조개선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앞으로 두 시설을 어떻게 하는 게 한강의 자연성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인가를 연내에 연구용역 등을 통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중보ㆍ낙차공 철거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수중보를 철거하면 수위 저하로 한강 상류 12개 취수장의 정상운영이 어려우며 취수장 이전에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또 한강의 어류와 조류 등 생물서식처를 복원할 방침이다. 여의도샛강ㆍ밤섬, 중랑천 합류부 등 4곳을 복원 후보지로 선정하고 내년부터 모래톱, 수변 식생대 조성에 나선다.
생물서식 환경에 중요한 천변습지도 조성한다. 후보지 5곳은 홍제천합류부, 안양천합류부, 노들섬, 중랑천합류부, 탄천합류부 등이다. 강서습지 하류, 여의도샛강 합류부 등에 생태환경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강 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생태 복원사업에 한강의 역사ㆍ경관 복원을 더한 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연말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기본구상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정욱 한강시민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인공 제방을 헐고 자연형 하천으로 되돌리는 노력을 해왔다”면서 “한강보다 규모가 큰 하천을복원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