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봄바람'
1분기 프라이머리CBO 13조 발행신청
기관 인수 적극적… 회사채 차환 "무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프라이머리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가 1ㆍ4분기에만 10여조원어치가 발행되고, 인수업체인 은행ㆍ보험 등 기관투자자들도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급속도로 해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65조원의 회사채 가운데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25조원의 회사채도 무난히 상환 또는 차환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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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용과 담보능력이 취약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발행하는 프라이머리CBO의 올 1ㆍ4분기 발행신청규모가 무려 13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프라이머리CBO가 발행되기 시작한 지난 해 8월 이후 작년말까지 발행된 7조3,000억원보더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작년 4ㆍ4분기의 발행분 4조520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3배로 늘어난 것이다.
회사채 지급보증을 통해 프라이머리CBO 발행을 사실상 총괄하는 신용보증기금은 "지난주 제출한 증권사들의 제안서를 받아본 결과 모두 14군데 컨소시엄에서 13조원 가량의 발행 물량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회사채는 여러 증권사가 중복해 발행을 신청한 점을 감안하면 8조~10조원 가량이 발행 가능 규모로 추산된다.
이처럼 프라이머리CBO에 대한 발행신청이 급증하고, 기관투자자들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주요 투자대상이던 국공채 금리가 5%대로 급락해 돈을 굴릴 마땅한 곳이 없는데다 회사채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BBB급 회사채가 인기를 끌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머리CBO는 신용평가등급이 BB 또는 BBB급인 중견ㆍ중소기업의 회사채가 95%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증권사들의 신청분이 원활히 소화될 경우 올해 악성 차환발행분으로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던 만기상환분 25조원이 무난히 해소될 것으로 보여 자금시장은 본격적인 선순환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신권의 회사채 펀드도 우량채는 물론 신용등급이 한단계 낮은 BBB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물량확보전에 뛰어들었고, 은행 등 금융권도 BBB등급 회사채 입질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자금시장은 이미 해빙에 들어간 상태다.
금융감독원의 유흥수 공시감독국장은 "1ㆍ4분기중 프라이머리CBO 발행을 계기로 기업들의 자금난은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며 "신용경색 해소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돈이 제대로 돌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프라이머리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신규로 발행하는 회사채(주로 B등급)를 모아서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채권담보부증권으로 ABS(자산유동화증권)의 일종이다. 지난 8월 처음으로 발행되기 시작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