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시간 17분짜리 한국 단편 영화가 유럽과 호주의예술 전문 텔레비전 채널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미화 7만달러 가까이를 벌어들일 것이 확실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작품은 신예 김진한 감독의 단편 「햇빛 자르는 아이」로 일본 대중문화개방을 앞두고 국내 영화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선례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영화의 방영권을 사간 TV 방송국은 지난 2월 독일과 프랑스의 예술전문 공중파 채널인 `아르테'(Arte)를 시작으로 덴마크 국영방송, 영국의 채널 4,호주 SDS TV, 포르투갈 국영방송의 6 곳.
이와함께 스위스와 캐나다의 TV 방송국에서 방영권을 구매하기 위해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햇빛...」의 해외 배급 대리인인 프랑스의 제인 발포와씨가 최근 알려왔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단편 영화의 국제적 가격은 분당 50-2백달러로 형성돼 있는 데 「햇빛...」의경우, 작품성을 인정받아 최고가인 2백달러를 받았으며 이에따라 각 방송국은 3천4백달러에 방영권을 사갔다.
천안문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태평천국의 문」을 세계에 배급하기도 한 발포와는 내년까지 약 15군데의 예술전문 TV 채녈 등에서「햇빛...」의 방영권을 추가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은 "큰 금액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단편 영화로 사상 첫 해외 배급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게 된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서 "단편 영화의 해외진출은 우리 영화 산업의 근간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중 채널이 일반화돼 있는 선진국에서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단편 영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국내 공중파 TV에서도 단편 영화를 새롭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두번째 단편인 「햇빛...」은 올 2월 제20회 프랑스 끌레르몽-페랑국제 단편영화제 최우수 창작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6월에는 제41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은상을, 7월에는 포르투갈 빌라드 꼴떼 심사위원 특별상 등을 받았다.
「햇빛...」은 부모가 일을 나가면서 잠궈놓은 허름한 판자집 방안에서 어린 소녀가 동생을 업은 채 `광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유일한 친구삼아 놀아야하는 현실을 감수성 있게 그린 작품.
한편 「햇빛...」은 「간과 감자」(송일곤), 「스케이트」(조은령)와 함께 지난달 초 동숭아트센터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돼 관객 동원에 성공, 단편영화의 국내 첫일반 상영 성공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 3편의 단편은 지난 10일부터 대전의 복합문화공간 대덕문화센터에서 상영에 들어갔으며 다음달에는 새로 문을 여는 부산 시네마테크에서도 상영 일정이 잡혀있고 광주와 대구의 지방문화센터 등에서도 바톤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