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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해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는 11일에도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여야가 서명한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문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약속을 지키라며 반발하고 있어 5월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국민에게 공포감을 조장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고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소득대체율 인상보다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가 우선이라고 맞섰다.
새정연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긴급현안질문에서 문 장관에게 청와대가 괴담을 늘어놓고 있는데도 복지부가 이를 방관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문 장관을 싸잡아 질타했다.
안철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로 지침을 얘기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연금개혁 문제에 대해 평론만 할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문 장관에 대해서도 "복지부 장관과 복지부의 이율배반적 행태가 논란을 키웠다. 장관은 이번 논란 과정에서 2100년까지 적립 방식을 유지한다는 개인 생각을 바탕으로 보험료 2배 인상이라는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꾸짖었다. 이에 문 장관은 "복지부에서 어떤 정책 방향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고 우려를 표한 것"이라면서 "의도치 않게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다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 표명을 하겠지만 제가 말한 수치는 자의적으로 말한 것이 결코 아니며 재정추계 결과에 입각해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위에서는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위한 보험료율 인상을 놓고 각기 다른 주장이 이어졌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2060년에 기금이 소진되는 전제로 (보험료를) 1%포인트만 올리면 소득대체율 50%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전제와 조건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문 장관은 "정부가 마술사도 아니며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답했다.
김용익 새정연 의원이 "김연명 교수의 자료제출 요구에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려도 복지부가 1%포인트만 올리면 가능하다고 했다"고 주장하자 문 장관은 "야당 주장처럼 2060년 기금고갈을 전제로 한다면 소득대체율을 50%가 아닌 60%로 올리는 데에도 보험료를 2.3%포인트만 올려도 되고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도 3.5%포인트만 보험료를 인상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기금고갈 시점을 두고도 논쟁이 오갔다. 야당은 복지부가 2060년에 기금이 고갈되도록 돼 있는 것을 기준으로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을 얘기했다가 다시 2100년으로 시점을 늦추면서 '보험료 2배' 폭탄론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문 장관은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면) 미래세대는 자신들이 받을 돈보다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새정연 의원은 "기금고갈 시기를 늦추도록 정부는 무슨 노력을 하고 있냐"고 따졌고 문 장관은 "2013년 재정추계에서 보험료 인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2018년까지 논의를 하도록 했다"며 소득대체율 인상이 없더라도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국민의 (공무원연금) 개혁 열망을 더이상 외면하지 말고 5월2일 합의문을 존중하고 법안을 통과시켜 국민에게 신뢰회복의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공무원연금개혁 특위에서 합의한 대로 통과시키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제외한 국회 규칙을 만드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하자는 게 지도부 방침"이라며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새정연은 전날 청와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국민 부담이 1,702조원"이라는 발언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새누리당이 합의를 어긴 것이라며 반발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약속을 이행하거나 아니면 실무기구 합의 및 양당 대표의 합의를 파기하는 선언을 하라"면서 "문 장관과 청와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