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경비활동 중이던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1,200t급)이 26일 밤 9시45분께 폭발음과 함께 빠르게 침몰, 배에 타고 있던 장병 104명 중 46명이 실종됐다.
실종된 46명은 대부분 폭발음이 났던 함정 뒷쪽 아래 부분인 침실ㆍ기관실ㆍ식당 등에 있었으며 선체에 구멍이 뚫리면서 바닷물이 급속히 유입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천안함은 갑판을 기준으로 지상 1~3층에는 근무실과 장교숙소 등이, 지하 1층에는 사병 침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해군과 해경은 사고 직후부터 27일 새벽 1시까지 구조작업을 벌여 배에 타고 있던 58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나머지 46명은 찾지 못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천안함 함장이 사고 직후 평택 2함대사령부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큰 폭발이 일어나 엔진이 멈추고 정전이 됐다. 갑판으로 올라가 확인하니 벌써 선미(船尾)가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시각인 오후 9시45분은 교대조의 취침시간인 오후 10시와 맞물려 있어 교대조가 취침을 준비하는 등 실종자 대부분이 선내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구조된 영관ㆍ위관장교 7명, 부사관 37명, 수병 14명 등 58명은 갑판쪽에 있다가 배가 급속히 기울어지면서 침수되자 배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침몰지점이 북방한계선(NLL)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수심이 낮아 북한 잠수정 등이 침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천안함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그러나 해군 2함대사령부가 이날 오후 3시께 사령부 안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가진 설명회에서 천안함 생존자인 모 대위는 "배가 내부의 잦은 폭발이나 암초에 걸려 구멍이 나 침몰했을 가능성은 없다. 공격을 받았는지는 정확하지 않고 내가 말할 입장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조된 58명 중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신은총 하사와 정종욱 상사가 뇌출혈 증세와 허리ㆍ얼굴 등을 다쳐 이날 오전 1시50분께 헬기로 국군수도병원(성남)에 헬기로 이송됐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이외에 장병 4명이 오후에 국군수도병원으로 추가 이송됐지만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하사 가족은 그가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해 ‘당직이라 갑판에 서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펑 하는 큰 폭발음이 났고 배가 동강난 것처럼 느껴졌다. 배가 기울어 물건들과 함께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바다로 떨어지고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스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