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대권행보 가속

캐나다 토론토 여성 콘퍼런스서
"여성 대통령 출현 바란다" 발언
정가 지지선언·안티모임도 등장


미국 집권 민주당의 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국무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여성 대통령의 출현을 희망한다"는 발언을 했다. 소식통들은 클린턴 진영이 차기 대권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여성 콘퍼런스에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여성 대통령의 출현을 진정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었다"면서 "이제 미국이 여성을 백악관에 보내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매우 역사적이고 중요한 신호를 보내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가능성 차원'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지만 출마 여부에 말을 아껴왔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4월까지만 해도 "(대선 참여를) 결론 짓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식으로 핵심을 비껴갔지만 최근 들어 "여성의 정치참여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진일보한 발언을 내놓는가 하면 트위터 계정을 새로 오픈하며 개인 소개란에 '추후 결정(TBDㆍTo Be Determined)'이라는 단어를 남겨 갖가지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대권을 의식한 그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클린턴 전장관에 대한 지지선언과 함께 '안티 클린턴' 모임까지 등장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민간 정치행동모임인 아메리카라이징은 최근 클린턴 전 장관의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 '저지 힐러리 2016' 모임을 결성했다. 반면 2008년 후보 경선 당시 반(反)힐러리 진영의 선두에 섰던 민주당의 클레어 매카스킬 상원의원은 18일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공식 지지로 돌아서며 기금모금을 주창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5개월 만인 시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미 정치권은 이미 클린턴의 출마를 염두에 둔 준비작업에 들어갔다"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클린턴글로벌이니셔티브(CGI) 재단의 명칭 변경이나 동성결혼 지지 선회 등도 모두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클린턴 진영의 면밀히 계산된 행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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