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반짝 총선 특수'

유권자 크게 늘어 인쇄물 수요 총 1만톤 달할듯
"큰규모 아니지만 불경기 해갈에 도움될것"
종이값 인상 발판 기대도


4ㆍ9총선을 앞두고 선거 유세가 본격 시작되면서 제지업계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31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이번 총선은 유권자 수가 크게 늘어 투표용지나 벽보 등 선거에 필요한 인쇄물 수요가 총 1만톤 정도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총선 유권자는 투표연령이 19세로 낮아지면서 지난 총선보다 220만명(6.2%) 증가한 3,708만명에 달한다. 총선 후보자는 모두 1,175명으로 지난 총선보다 다소 줄었다. 선거에 쓰이는 종이는 크게 투표용지, 벽보, 각 가정에 들어가는 개인 홍보물, 명함 등 다양하다. 제지업계에서는 이들 모두를 합할 경우 이번 총선에서 모두 1만톤 정도의 특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투표용지는 무림SP와 한솔제지가 중앙선관위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며 나머지 인쇄물은 국내 주요 제지업체들이 비슷한 분량씩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1만톤 특수에 대해 업계에서는 큰 규모는 아니라면서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총선 영향으로 각종 광고물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 경기가 부양될 경우 경영 실적 호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1만톤이면 업계 전체적으로 이틀치 내수 판매량 정도 된다”며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해갈 수준은 된다”고 말했다. 제지업계가 이번 총선 특수를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를 발판으로 제지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제지업계는 3월에 종이 값을 올린 데 이어 4월에도 또 올릴 태세지만 수요처의 반발이 심해 이를 관철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수를 통해 공급이 타이트해지면 자연스럽게 가격 인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제지업계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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