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국가와 기업들의 글로벌 채권 발행이 10월 이후 잇달아 좌절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머징 채권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더욱 뚜렷해질 경우 이머징 채권 기피 현상이 강해지면서 일부 이머징 국가와 기업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이머징 마켓의 글로벌 채권은 확실한 자산을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증권(ABS)이 주를 이루고 만기 구조도 훨씬 짧아져 단기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4일 유동성 축소로 리스크 회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지난 달 이후 이머징마켓 채권 발행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브라질 철광회사 CVRD가 40년 만기 채권 발행을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획을 취소했다. 또 브라질 철강회사인 VSSA 역시 5억달러 채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며 발행 일정을 조정해야만 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며 리스크 회피 현상이 내년에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머징 마켓의 해외 자금 조달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베어스턴의 이머징 마켓 채권 시장 책임자인 A.J. 메디라타는 “최근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머징 국가와 기업들의 채권 발행 여건은 금리와 만기 구조 등에서 당분간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한데다 유럽과 일본이 금리 인상 대열에 가세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6년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등 남미 9개 국가에서 대선이 치뤄지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이머징 마켓의 리스크 요인은 더욱 부각될 수 있으며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도 이머징 마켓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안전물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이머징 채권의 경우 확실한 담보를 갖고 있는 ABS 수요가 늘고 ▦기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30년 만기 등의 장기채 보다 단기물에 대한 선호도 분명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