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3·2·1·0」 지난 10월 29일 미국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강렬한 불꽃을 쏟아내며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그 순간 전 세계인은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70살이 넘은 존 글랜 상원의원이 생애 두번째로 우주 여행에 나선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전자업계의 시선은 존 글랜 상원의원이 아닌 다른 한 곳으로 집중됐다. 다름아닌 디지털TV 방송이다. 이날 중계가 우리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디지털TV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첨단 전자기술의 총아로 평가되는 디지털TV 시대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 것이다. 디지털TV가 이처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기존 아날로그 TV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무한한 응용분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쌍방향 TV 시대를 열어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생활을 바꾼다=디지털TV 시대는 본격적인 정보화 시대를 의미한다. 디지털TV를 통해 안방에서 쇼핑도 하고, 원하는 영화도 골라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정보를 원하는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방송은 방송국이 보내는 프로그램을 받아보기만해 온 단방향 TV 시대를 접고, 쌍방향TV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쌍방향TV의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화면을 반으로 쪼개 프로그램을 보면서 쇼핑도 할 수 있고, 운동경기를 보면서 돋보이는 선수의 신상을 화면 한쪽에 띄워볼 수 있다. 프린터만 연결하면 멋진 장면을 사진처럼 출력할 수도 있다. TV에 무선호출기능을 넣어 TV 시청 중에 호출이 오면 이를 확인하고 전자우편을 TV에서 작성해 상대방의 TV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시청자들은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각종 프로그램을 기존 TV에서만 시청하는데 그치지 않고 PC와 캠코더 등으로 녹화하거나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재편집할 수도 있다. 이같은 변화는 디지털 기술이 방송에 응용된 덕택이다. 결국 「바보상자」가 「정보상자」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디지털TV 기술은=디지털 TV는 기존 TV에 비해 훨씬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아날로그 TV가 한 화면을 525개의 선으로 나타내는데 비해 디지털TV는 2배 이상인 1,025개로 표시할 수 있다. 따라서 화질의 선명도는 디지털이 3~6배나 높다. 가로세로의 비율을 기존의 4대3에서 16대9로 가로를 길게해 현장감도 높였다. 또 모든 영상 및 음성정보를 0과 1의 조합으로 바꿀 수 있어 PC와 연결시켜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TV로 프로그램을 시청하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보통 TV 프로그램은 제작 전파송출 수신의 과정을 거쳐 안방에서 시청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과정에서 디지털방식이 적용돼야 한다. 미국과 한국이 채택한 디지털TV 기술방식은 ASTC(ADVANCED TELEVISION STANDARD COMMITTEE). 이 방식은 디지털 영화신호와 음성신호를 각각 MPEG-2 방식과 돌비 AC-3 방식으로 압축하도록 했다. 디지털TV는 주사선이 480×704 또는 480×640인 표준디지털TV와 1,080×1,920 또는 720×1,280인 고선명디지털TV(HDTV)로 나뉜다. SDTV는 100MBPS의 디지털 신호가, HDTV는 1.2GBPS의 신호가 필요하다. 지상파에 실어 보내기에는 많은 양이다. 그래서 MPEG-2를 이용한다. MPEG-2는 이를 SDTV의 경우 2~3MBPS로, HDTV는 18MBPS로 압축한다. 또 음성정보는 TV의 정면, 좌, 우, 좌후방, 우후방으로 나가는 채널 5개와 저음을 내보내는 0.1채널 등 모두 5.1채널로 구성된다. 2채널 뿐인 기존 스테레오와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소리를 내보낼 수 있다. ◇엄청난 시장으로 등장한다=이같은 디지털TV의 등장으로 TV수신기와 디지털카메라 및 VCR생산업체는 물론 PC 및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등 컴퓨터관련기기업체가 꿈에 부풀어 있다. 미국 포천지는 최근호를 통해 디지털TV의 등장이 전자산업 분야에 미칠 파급효과는 지난 60년대 흑백TV에서 컬러TV로의 이행에 따른 영향을 뛰어넘는 수십조달러의 경제적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선 이런 대체수요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400조원대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