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반도체, 내년엔 해외 경쟁사와 격차 더 벌릴 것"

■ 2012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 개막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TV·가전 부문 고성장 확신
이웅범 LG이노텍 대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공략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 29나노D램 4분기 흑자기대

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2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KES)에는 삼성ㆍLG전자 등 국내 전자ㆍ반도체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자들을 만나 내년 시장 전망과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CEO들마다 시장 전망과 전략 등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해외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 크게 벌리겠다는 자신감은 한결같았다.

이날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내년도 TV와 가전사업 부문에서 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며 자신했다. ★관련기사 37면

윤 사장은 세부 전략으로 '신 시장 창출(make a new market)'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TV시장은 나쁘지만은 않으며 자만하지 않으면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다"며 "내년 TV시장 성장률은 5% 정도로 예상되는데 시장성장률보다 더 팔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 사장은 올해 TV판매 현황에 대해 "연내 평판TV 판매량은 충분히 5,000만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중 3,000만대는 스마트TV"라고 TV 판매 호조세를 전했다.

윤 사장은 특히 올 초부터 새롭게 담당하고 있는 가전 분야도 높은 성장을 자신했다. 윤 사장은 "시장이 어렵고 쉽고를 떠나 (우리가) 시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전 분야에서도 내년 시장 성장률보다 훨씬 더 성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사장은 실제 지난 7월 출시된 '윤부근 냉장고' T9000판매량에 대해 "예상보다 더 팔린다"며 "월 1만대씩 판매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항상 시장 성장률을 앞질렀다"며 "내년에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조수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내년 시장이 좋아지면 디스플레이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사장은 이날 "TV 판매상황이 좋아지면 디스플레이도 좋아질 것"이라며 "현재 TV 쪽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올 하반기 디스플레이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시황이나 기술 개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추가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공시에 나올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늦어도 10~11월 중 당초 계획된 OLED 추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웅범 LG이노텍 대표는 고급형 중심인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변혁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저가 스마트폰시장으로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다른 업종과 달리 전자산업은) 아무래도 스마트폰시장이 견고하다"며 "현재 스마트폰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져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변화를 예측했다. 이 대표는 보급형 스마트폰 확산에 대해 "LG이노텍은 기존 고객사가 있다"며 시장 대응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내년 전자 시장전망과 관련해서는 "유럽 경기가 어려운 만큼 시장은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미국 시장은 실업률이 떨어지는 등 견고해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 시황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권 사장은 "경제가 침체돼 전반적으로 시황이 불투명하다"고 전제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수요공급의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사장은 다만 투자계획과 관련해서는 "투자는 여러 방향을 생각 중"이라며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권 사장은 올 초 개발에 성공한 29나노 D램도 "지금까지 성과가 좋아 원가 경쟁력을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어 "연간 흑자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4ㆍ4분기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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