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새로운 기회의 땅」국내 통신기기업체들이 유럽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유럽은 휴대폰과 무선전화기분야에선 세계 최대 시장인데도 국내업체들의 미국·아시아시장 편향 때문에 그동안 사각지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유럽시장에 대한 국내 통신기기업체들의 시각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유럽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들지 않아 구매력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통하는 우리 제품은 GSM 휴대폰과 DECT 무선전화기 두 품목.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은 유럽 방식의 디지털 휴대폰이고, DECT(DIGITAL ENHANCED CORDLESS TELECOMMUNICATION)는 유럽 표준의 무선전화기. 두 방식 모두 국내에서 사용되지 않지만 전략적 가치는 크다.
삼성전자는 세계 휴대폰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GSM시장을 뚫기 위해 지난 96년부터 공을 들여 왔다. 삼성이 개발한 SGH-600은 최근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독일의 텔레콤핸델과 뉴컴, 영국의 홧셀리폰 등 통신전문지들은 이 제품을 잇따라 우수 제품(AWARD OF EXCELLENCE)로 선정했다. 삼성은 그 덕에 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의 이동전화회사와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맥슨전자는 GSM휴대폰에 사활을 걸 만큼 오래전부터 이 시장을 개척해 왔다. 최근에는 영국의 통신장비 유통회사인 보다포네에 내년말까지 총 8,500만달러어치의 휴대폰(MX-3204)을 수출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맥슨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중동·아프리카 등 다른 GSM 서비스 지역에도 적극 진출, 총 2억5,000만달러어치의 휴대폰을 수출할 계획이다.
대우통신은 올 3·4분기부터 DECT 무선전화기(TM420) 수출에 주력, 3개월만에 영국·프랑스·노르웨이·덴마크 등 주요 유럽 국가에 6만대를 수출했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10만대를 수출하고, 내년에는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한화정보통신도 올들어 독일 등 유럽 무선전화기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 최근 이 지역 수출이 누계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LG정보통신도 노르웨이 통신업체인 텔리아에 1,000만달러어치의 키폰을 수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은 노키아·에릭슨 등 세계 최고의 메이커들이 포진해 있는 통신 본고장』이라며 『여기서 한국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술이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이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