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주택가격 공시제도 도입에 따른 과표 현실화로 정부의 별도 조치가 없다면 단독.연립주택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주택가격 공시제도로 인해 내년 4월부터는 건교부가 산정하는 단독.연립주택 집값이 발표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과표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단독.연립주택의 경우 아파트와는 달리 토지부문은 개별공시지가로, 건물부문은 국세청 산식으로 각각 가격을 산정한 뒤 이를 합해 양도차익을 계산하고있다.
개별공시지가는 시가의 70% 안팎에 머물고 있는데다 국세청 산식에 따른 건물부문 가격도 시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상태여서 건교부가 내년부터 토지와 건물 부문을 합쳐 공시하는 단독.연립주택의 집값은 이보다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아파트는 토지와 건물을 합한 국세청 기준시가(시가의 70∼90%)가 이미 제시되고 있어 주택가격 공시제로 인해 과표가 큰 폭으로 상향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의 주택가격공시 태스크포스팀 관계자는 "단독.연립주택 공시가격은 보유세 과표로 활용될 예정이지만 당연히 양도세 기준으로도 사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단독.연립주택 거래자들이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가격 아래로 매도가격을 낮춰 신고하면 허위신고로 적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아직 양도세 과표 변경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시가에 근접한 가격이 있다면 이를과표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양도세 부담이 늘어난다고 해서 세율을 낮추는 등의 조치는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양도세는 발생한 양도차익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것인만큼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을 내는 보유세에 비해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양도세는 매도가격에서 취득가격을 뺀 양도차익에 세율을 적용하는데, 주택가격 공시제로 매도가격이 올라가면 기존방식으로 정해진 취득가격과의 차이가 지나치게 커지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취득가격을 새로운 기준에 맞춰 환산하는 산식을 적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건교부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종합부동산세 제도에 맞춰 전국 주택의집값을 일일이 조사해 공시하는 `주택가격공시제도'를 도입한다고 최근 발표한 바있다.
건교부는 내년 4월까지 단독주택 450만가구, 165㎡(50평) 미만 중소형 연립주택및 다세대주택 226만가구의 가격을 제시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표로 활용되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