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에 전격 합의한 영향으로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7.27달러(9.36%) 뛴 배럴당 84.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상승폭은 2009년 3월12일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6.44달러(7.05%) 오른 배럴당 97.80달러를 기록했다.
EU 정상들은 전날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유로존 구제기금의 역할 변경 등을 통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강구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등 구제기금이 자본재확충이 필요한 유로존 은행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위기국가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도 허용했다.
또 스페인에 지원하는 구제자금의 변제 선순위권을 없애 민간 투자자들이 부담없이 위험국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했다. 이런 합의는 시장의 환영을 받아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한편 각국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도 오전부터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석유수요도 늘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확산돼 상승폭은 더 커졌다. 유럽의 안정 전망에 따라 유로화가 2% 가까이 상승했으며 달러화는 급락해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와 함께 29일 싱가포르 시장에서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전일대비 배럴당 1.12달러(1.22%) 오른 92.89달러를 기록하며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값도 EU 정상회의의 시장 안정책에 자극 받아 급등했다. 8월 인도분이 전날보다 53.80달러(3.5%) 오른 1,604.20달러를 기록, 심리적 기준선인 1,6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