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대통령은 8일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된지 33년이 지났는 데도 일본 천황의 방한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부자연스런 일"이라고 지적하고 "천황의 영접이 한국에서 따뜻하게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도쿄(東京)시내 영빈관에서 '21세기 새 시대를 위한 공동선언'에 서명한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이 속도를 더해가면 양국의 이해와 협력이 증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金대통령은 또 자신이 지난 73년 도쿄에서 납치된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납치관련자들의 처벌은 물론이고 양국 정부에 어떤 책임추궁도 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종전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인권차원에서 문제의 진상을 적절한 방법으로 밝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장래 자신의 구상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남겼다.
오부치총리는 일본의 사죄 표명이후 양국관계를 해치는 망언성 발언이 되풀이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공동문서에 확인된 만큼 일본 정부의 책임있는 사람들은 그런 발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이 이를 존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오부치 총리의 공식방한을 초청했으며 일본정부가 재일한국인에 대한 지방선거 참정권 부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주도록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