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5월 11일] 모든 답은 현장에서

현장에서 답을 구하는 현장경영이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하는 듯하다. 이는 최근 들어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고객의 니즈가 나날이 복잡다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현장경영(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이라는 용어는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맨이 지난 1982년 '초우량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이라는 책에서 이를 기업성공의 주요 요인으로 제시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그 핵심 내용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경영층(CEO)이 영업현장을 방문해 업무수행의 실상을 눈으로 직접 보고 파악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경제는 생명체다. 끊임없이 자원(resources)을 먹고 소화하며 환율ㆍ금리ㆍ가격ㆍ수요와 공급 등을 통해 다이나믹하게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다. 따라서 경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을 통해서 보고 느끼며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식이 급속히 진부화하고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현장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피터 드러커는 "모든 사업 기회는 회사 밖에 있다. 회사 안에 있는 것은 오직 비용뿐이다"라고 말했다. 필자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올해 2월 초 취임 직후부터 매주 전국에 걸쳐 중소기업을 방문, 경영현장을 직접 피부로 느끼면서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금리의 일괄 인하라든지 외화대출의 전액 만기연장 등과 같이 전체 고객기업을 대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접근해 조치해나가고 있다. 또 자본금 확충과 같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건의를 통해 보완하는 등 수출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00대 기업 CEO의 35%가 1년 중 근무시간의 약 40%를 현장경영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이때 탁상공론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며 고객가치 경영을 구현하는 실질적인 현장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본다. 수많은 병법서를 읽어 병법에 능통하면서도 전쟁에 패해 전사한 사람들이 많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전국시대의 고사 지상담병(紙上談兵)의 주인공 조괄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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